메타: "디엠, 잠시만 안녕" (2)

2부: 페이스북과 만나려 이름까지 바꾼 디엠(리브라 2.0)의 이야기

by 베어베어스

2020년 4월, 페이스북의 리브라 연합(Libra Association)은 2019년 공개한 리브라 프로젝트의 수많은 우려와 규제를 반영한 리브라 프로젝트 2.0의 백서를 공개했다. 기존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지적받았던 단일통화, 컴플라이언스, 리저브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한 리브라 2.0은 금융혁신을 꿈꾸었던 이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영국의 Financial Times 기사에서 가장 잘 나타나는데, 리브라 2.0이 공개된 뒤 발행한 기사 제목은 "어떻게 리브라는 세상을 뒤엎을 혁신에서 페이팔 짝퉁이 되어 버렸나"였다. 필자가 다소 과격하게 번역하기도 했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혁신을 꿈꾼 사람들에게 리브라 2.0의 변화는 더 이상 금융혁신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2020년 12월, 페이스북이 만든 리브라는 페이스북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리브라 연합의 명칭을 디엠(Diem)으로 변경하고 2021년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예고한 것이다. 이들의 거리두기는 사실 리브라 2.0 백서에서도 나타났던 부분이었다.


"페이스북 팀이 연합의 발족과 리브라 블록체인의 출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연합 내에서 특별한 권한을 가지지는 않는다", 리브라 2.0 백서에서 언급된 문구이다. 2019년 리브라 1.0 백서에서 페이스북이 6번 언급되고 "페이스북이 2019년에 지도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던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셈이다.


리브라 1.0 이후 나타난 위의 두 가지 행보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페이스북의 전략 변화이다. 전통적인 금융에 혁신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리브라 프로젝트가 수많은 규제와 정부의 압박을 받게 되자 규제에 순응하면서 승인을 얻는 것을 최우선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디엠의 명칭 변경과 페이스북의 지배력 약화 언급은 규제당국의 압박을 받는 페이스북과 거리를 두고 대외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인 리브라를 리브랜딩 하려는 목적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리브라 2.0에서의 기술적 변화는 정부 승인을 우선으로 하는 전략에서는 당연한 변화인셈이다.



2부: 세계를 통합하는 결제 인프라, 디엠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디엠(리브라 2.0)을 기존의 리브라 1.0에서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위에서 언급했듯 리브라 1.0에서 이슈가 되었던 부분을 보완하는데 집중했는데, ① 글로벌 통화에서 단일화폐와 연동되는 형태로의 구조 변화 ② 컴플라이언스 프레임워크 도입과 리저브(Reserve) 보호장치 구축 등을 통한 우려사항 해소 ③ 프라이빗 블록체인 방식은 그대로 사용하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의 사상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① 국가 및 지역의 단일화폐와 연동되는 형태의 리브라 2.0(디엠)

글로벌 통화를 위해 통화 바스켓(여러 법정화폐와 자산을 하나로 묶어 가치를 유지) 방식을 차용했던 이전의 리브라 코인은, 코인의 결제 규모가 상당 수준에 도달할 경우 제도권의 통화 주권과 정책을 방해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단일화폐 연동 방식 코인을 통해 위험 요인을 완화시켰다. 이는 EUR-Libra, USD-Libra, GBP-Libra와 같이 국가 및 지역의 단일화폐를 이용해 코인을 연동하는 구조이다.


다만, 리브라 네트워크 내에서는 리브라 코인을 활용해 리브라 1.0과 유사한 글로벌 통화 형태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서 B2B 혹은 G2G의 형태(다국적 무역 협정 등)로 기업/국가 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C2C의 형태로 소비자 간 송금에도 사용할 수 있어 글로벌 통화를 위한 가능성은 남겨놓았다. 나아가 아직 리브라 네트워크에 단일통화 연동이 되지 않는 국가가 별도의 단일통화 등록 대신에 리브라 코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러한 단일화폐 연동 방식은 최근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국가별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에도 대응할 수 있어, 기존 규제를 따르면서도 변화되는 화폐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변경된 리브라 2.0(디엠) 구조는 사실 페이팔의 결제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그저 페이스북 코인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리브라 2.0 구조.png 리브라 2.0(디엠) 구조(출처: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② 컴플라이언스, 리저브 보완을 통해 안정성을 끌어올린 리브라 2.0(디엠)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존의 우려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리브라 2.0에서 취한 첫 번째 방식은 컴플라이언스 프레임워크 도입이었다. 관련 법률 및 규정을 따르기 위해 통합적인 보안 시스템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통해 결제 시스템의 보안과 무결성, 신뢰성 등을 강화하고자 했다. 자금세탁방지(AML, Anti-Money Laundering)와 테러자금조달금지(CFT, Countering the Financing of Terrorism) 등의 규정들도 보완하였으며, 리브라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인원들을 제한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려 했다. (지정 딜러, 국제자금세탁 방지기구 등록 가상자산 서비스업체, 협회 인증절차를 완료한 가상자산 서비스업체 등)


두 번째는 리브라 리저브(Reserve) 설계에도 보호장치를 구축해 당국을 설득하고자 노력한 부분이었다. 기존에 보장 메커니즘이 불명확하다고 지적받았던 리브라 리저브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짧은 만기를 가지고 신용 위험도가 낮으면서도 높은 유동성을 가진 자산으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를 위해 다양한 자본 완충장치를 구축하여 고객들이 리브라를 활용하는 데 있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였다.


③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퍼블릭 사상을 가미한 리브라 2.0(디엠)

반면 기존에 확보한 암호화폐로서의 차별점은 유지하고자 노력했는데,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퍼블릭화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바꿀 경우, 기존의 대표 노드 방식을 통해 해결한 확장성 문제를 다시 직면하게 된다. 리브라는 이를 해결할 대안 찾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기존 프라이빗 블록체인 형식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기존처럼 프라이빗을 유지하지만, 퍼블릭 형태가 가지는 속성(개방적, 투명성, 경쟁적 등)은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리브라 2.0은 혁신에서 한 걸음 물러난 대신 실질적인 암호화폐 시스템의 도입에는 한 걸음 다가섰다. 금융 시스템에서 우려했던 달러에 대한 도전, 안정성 문제에서는 혁신적인 행보보다는 규제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통해 규제 내에서 어떻게든 금융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수많은 고객을 보유한 페이스북이 금융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결제 플랫폼으로 등극하게 된 후에도 규제 속에 머물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부분이지만...)


이렇듯 어떻게든 디엠을 도입하려고 각 정부의 규제에 맞추고, 디엠의 운영에서도 한 발 물러섰던 페이스북은 2년 뒤 디엠을 매각하게 된다. 그 사이 이름까지 메타로 바뀐 페이스북은 이제 더 이상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스템에 미련이 없는 것일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메타버스로 다시 전 세계에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부흥을 알려야 할 메타에게 암호화폐는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왜 이들이 서로 떨어질 수 없는지 메타가 생각하는 미래의 메타 플랫폼은 어떻게 될지 3부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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