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디엠, 잠시만 안녕" (3)

3부(최종): 지금은 메타 곁을 잠시 떠나지만 다른 모습으로 돌아올 디엠

by 베어베어스

2022년 1월 27일, 개발 초기부터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디엠(리브라 2.0)이 결국 메타(페이스북)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 메타가 과거 설립한 암호화폐 개발 컨소시엄인 디엠어소시에이션의 기술을 실버게이트캐피털에 2억 달러(약 2,400억 원)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으로 시작해 인스타그램까지, SNS 라이징 스타로 빅테크까지 입성한 메타가 최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생각했던 두 가지 큰 축인 메타버스와 암호화폐 중 한 축을 잃어버리게 된 셈이다. 그렇다면 메타는 이대로 암호화폐 사업을 철수할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그렇지 않다. 메타가 암호화폐를 시작한 이유와 메타버스를 개발하는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메타가 메타버스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암호화폐 사업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럼 메타는 어떤 청사진을 가지고 암호화폐 사업을 시작했고, 메타버스 시대를 이끌려고 하는 것일까?



3부: 플랫폼의 미래를 꿈꾸는 메타와 디엠

메타는 디엠을 도입하면서 플랫폼의 미래를 제시하고자 했다. 기존의 플랫폼 기업은 고객을 학보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거래의 일부 수수료만을 획득했다면, 메타는 디엠을 통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 자금을 확보하고자 했다. 이는 어찌 보면 엄청난 고객 수를 확보하고 있는 거대한 디지털 뱅크의 탄생을 의미할 수도 있다. 기존 금융권과 전 세계 정부가 두려워했던 부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메타는 디엠의 도입으로 국가의 구분 없이 고객을 확보하며, 그들의 삶, 시간, 그리고 돈까지 확보하려 했다. 메타는 이미 전 세계 인구의 30%가 넘는 25억 고객이 사용하고 있다. 하나의 국가라고 가정하면 단일 통화로는 세계에서 가장 활용 인구가 많은 국가로 볼 수 있으며, 메타 고객들이 1인당 100달러씩 디엠을 구매할 경우 만들어지는 디엠의 예치금은 2400억 달러다. 20년도 한국 외환보유액이 4431억 달러인데, 이 금액의 절반이 넘는 규모이다.


만약 디엠이 도입되고 그들이 꿈꾸었던 계획이 동작하기 시작했다면, 고객이 곧 힘이고 자산이라는 법칙이 더욱 공고해졌을 것이다. 이제 고객을 확보한다는 것은 고객의 삶과 자산을 확보한다는 것이며, 이러한 관점에서 플랫폼 기업의 위상은 더욱 상승할 것이다. 고객은 그들의 삶과 시간을 소비하는 플랫폼에서 기존처럼 콘텐츠를 소비하고 제품을 구매하겠지만, 그곳에서 도는 통화는 각국의 통화가 아닌 디엠이 된다. 고객의 트래픽과 시간을 가져오는 기업이 곧 모든 걸 가지게 되는 날이 다가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것은 메타만이 시도한 것이 아니다. 이미 전 세계 각국에서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중국의 위챗과 국내의 카카오이다. ‘위챗에 없는 건, 중국에 없는 서비스’라는 얘기가 있을 만큼 위챗은 수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용자들은 이런 서비스를 편하게 쓰기 위해 위챗에 예금해놓고 위챗 페이를 통해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도 이와 유사하게 게임, 쇼핑, 모빌리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자사의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들은 이를 쉽게 사용하기 위해 카카오페이에 결제 금액을 예치해 쓰고 있다. 커머스에서도 이러한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데, 쿠팡의 쿠페이가 그러하고 최근 급성장한 당근 마켓의 당근 페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 메타는 자신들의 원대한 계획을 버리지 않았다. 그들은 또 다른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의 구축을 통해 완전히 다른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메타가 운영하고 있는 인스타그램이 라이프로깅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메타버스임을 생각해보면, 이들은 꽤나 오래전부터 가상의 삶인 메타버스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준비해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COVID-19로 인한 비대면의 확산은 이러한 메타버스 삶을 더욱 가속화시켜주고 있다. 고객들은 오프라인의 좋은 매장과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찾는 행위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될 것이며, 돈을 예치한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매를 하거나 이곳에서 연결된 오프라인 매장 만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전 세계 쇼핑 소비자의 30% 이상이 소셜 미디어에서 추천한 제품을 그대로 구매하고 있으며, 10년 동안 10배 이상 성장해 거래액이 3조 원을 돌파한 카카오의 선물하기는 이러한 움직임의 증거이기도 하다.


diem & libra.jpg 플랫폼의 미래를 이끌뻔했던 페이스북과 리브라(현재의 메타와 디엠) (출처: The Verge)

하지만 메타버스가 완벽하게 이루어지더라도 메타가 꿈꾸었던 플랫폼의 미래를 위해서는 디엠과 같은 통화가 필요하다. 고객들이 또 다른 세계인 메타버스에 온전히 집중하고 빠져들지 위해서는 이 세계 안에서 실제와 같이 물건을 사고, 이러한 콘텐츠를 공유해야 한다. 메타버스를 실제처럼 느끼게 하고 실제와 동일하게 만들어주는 장치 중 하나가 바로 화폐인 것이다.


그렇다면 디엠이라는 암호화폐를 포기한 메타는 어떻게 이러한 화폐를 만들어낼까? 해답은 이미 어제부로 메타에서 내놓았다. 바로 NFT를 통한 가상화폐의 운영이다. 메타는 2022년 4월 6일, 금융사업부문인 ‘메타 파이낸셜 테크놀로지’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용하게 될 가상자산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블록스의 로벅스(Bobux)와 유사한 형태가 될 메타의 가상화폐는 5월 파일럿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것의 연장선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NFT 서비스 테스트도 시작될 것이다.


NFT는 대체 불가 토큰을 뜻하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인데,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개인의 소유권을 증빙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적인 요소이다. 메타는 이러한 NFT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세계에서 개인의 소유권을 증빙하고 이를 거래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상화폐를 운영하며 이를 통해 디엠으로 완성하기 못 했던 플랫폼의 미래를 그리려 한다.


메타가 메타버스의 완성과 NFT의 도입으로 진정으로 그들이 꿈꾸던 플랫폼의 미래를 이끌 수 있을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SNS 플랫폼의 부흥을 이끌었던 메타가 새로운 플랫폼의 시대를 이끌 수 있을지, 그 미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메타가 이대로 시대의 유물로 남을 것 같지는 않기에 다음 시대인 메타버스를 그들이 어떻게 이룩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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