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내면의 가면
집이 돌아오면 불을 켜지 않은 채 서있었다.
밖에서는 늘 비슷한 얼굴이었다.
밝고 행복한, 또 가끔은 재미있는 사람.
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쪽을 유지했다.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사실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알려질까 꽁꽁 나를 감췄다.
그때는 나의 흠이 될까 무서웠다.
또 그 이야기를 꺼낼 이유가 없었고,
설명하는 순간 나라는 사람이 달리 보일 것 같았다.
친구들, 회사 사람들, 신랑마저도
나를 행복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
나는 그 인식에 특별히 반박하지 않았다.
어둡다는 말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고
나는 그 생각들을 굳이 따지려 하지 않았다.
대신 내 말은 깊숙이 미뤄뒀다.
상대가 편한 쪽으로 말을 고르고
분위기가 깨지지 않는 선에서 웃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불을 켜지 않은 채 서 있었다.
이 어두운 방 안이 진짜 나인 것 같았기에.
이런 날일수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나는
나를 위해 무엇을 했을까.
열심히 나를 위해 살았다고 하기에는
그날들은 대부분 버텨낸 쪽에 가까웠다.
어둠이 방 안에 차올랐고 밤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