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세이읽는남자 Oct 28. 2023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생각을 바꿔야지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가슴으로 와닿지 않는 문장들이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거나, ’마음먹은 대로 된다‘ 거나, ’생각하기 나름‘ 같은 문장이다. 그런 말을 딱 들을 때는 뭔 소리야 하다가 어떤 계기로 특별한 경험을 하고 나면 아, 그게 그런 말이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렵고 복잡한 일은 한 번에 온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하나씩 방문하는 게 아니라, 연예인한테 사인받으러 오는 팬들처럼 한꺼번에 우르르 달려온다. 희한하게 늘 그랬다. 상황을 극적으로 타개할 묘수도 단박에 떠오르질 않는다. 그래서 우울해지고 우울감은 전방위적으로 내가 속한 모든 영역에 영향을 준다. 일은 더 안 풀리고 오히려 꼬이거나 새로운 문제가 추가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그럴 때 문득 떠오르는 문장이 있었다.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생각을 바꾸자’. 비슷한 동료 문장으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가 있는데 즐기긴 개뿔, 비슷해도 친하진 않다. 어쨌든 예를 들자면, 회사에서 일이 잘 안 풀린다. 진행하던 프로젝트는 무산되고 회사 내 입지는 좁아졌으며 경영진에게 소위 찍힌 것 같아 불안하다. 그러나 당장 극적으로 이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럴 때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잘리지 뭐, 내가 여기에 쏟고 있는 에너지양이면 어딜 가서 뭘 하든 지금보다는 더 벌겠다. 오히려 회사에 있으니까 뚜껑 덮인 비커 안에 벼룩처럼 뛸 수 있는 높이에 한계가 생기는 거지, 뚜껑을 열어 놓으면 더 높이 사람 키만큼 뛸 수 있을지 누가 알아. 그냥 까짓것 회사 때려치우고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거나하면서 직장인일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부자, 그런 거나 되어보지 뭐.


이렇게 정신을 점철하는 것이다. 캬, 멋지다. 생각이 쿨하다.


에라이, 어차피 터질 거 미리 잘 터졌네. 뭐래, 이렇게도 못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행복은 하루하루 기쁘면 되는 거니까 더 바라면 욕심이지. 아 몰라, 다 귀찮아 생각 안 할래. 그래 맞다 이건 일종의 자기 방어 기제인 셈이다.


그런데 나는 나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잘 보존하고 이롭게 보살펴야 한다. 물론 더욱 강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만들기 위해 채찍질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튼튼하고 건강한 사람 만들기, 그리고 외부 해로운 것들로부터 나를 잘 지키기는 것이다.


무슨 화장품 광고에 나왔던 거 같은데 ‘나는 소중하니까요’ 그래 그거 정말 맞는 말이다. 유리하게 생각하고 축소하거나 과장도 좀 하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만들거나 혹은 환상적인 낙관으로 나를 무장한다.


말이 쉽지 그게 되냐고? 그렇게 나올 걸 예상하고 가장 첫 문장을 저렇게 쓴 것 아닌가. 그래, 말만 들으면 와닿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중에 한번 그렇게 해보고, 아 이런 뜻이었구나 생각이 든다면 다시 여길 찾아와 라이킷을 누르고 구독도 하고 후원금도 좀 쏴 달라는 말이지. 한 12만 원 정도.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생각을 바꾸라는 건 내가 직접 만든 문장(그래도 혹시 내가 어디선가 들은 건데 기억 못 하는 걸 수도 있어서 ‘같아서’라고 쓰겠다) 같아서 제목에 당당하게 썼는데, 이게 또 누군가 먼저 얘기한 사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흔한 문장이라 내 쉬이 장담은 못 하겠다.


자꾸 상황을 되새김질하면서 그 무게에 짓눌려 헉헉 거리지 말고, 상황을 인식하는 코드를 살짝 수정해서 생각을 뒤틀어 버리자. 그러면 잘 살 수 있다. 그런 독고다이들이 이 세계 주류가 되고 부자로 살고 오래오래 남들보다 행복하게 산다.


작은 세계에 목숨 걸지 말고 쿨하게 살자.


비 쿨!


이전 02화 창작의 날씨에서 경품을 안 준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