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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읽는남자 Aug 08. 2022

뇌 안에 타임머신 있다

있잖아 나는,


타임머신은 우리 머릿속에 있다고 생각해. SF 적인 걸 조금 더 녹이자면, 머릿속에 있는 타임머신과 접속해서 원하는 시간대로 이동도 가능하다고 생각해. 지금의 기억력과 인지력을 그대로 가지고 예전에 나와 접속할 수 있다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예전에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 있잖아. 그 영화에 남자 주인공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주먹을 꾹 쥐고 원하는 시간대를 상상하기만 해도 그때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거든. 그거랑 비슷한 거 같아. 작가도 아마 나처럼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 시공간을 초월하는 유일한 게 뭔지 알아? 책 이래. 과거 작가의 생각과 느낌이 그대로 현재와 미래까지 이어지잖아. 생각이 그대로 시각적으로 전달되잖아. 그런 것처럼 인간의 뇌는 그 사람의 역사가 담겨있는 저장소니까. 잘 접속만 하면 그때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거지. 눈을 감고 가장 좋았던 때, 돌아가고 싶은 때를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자고 일어나면 그 당시 나에게 지금 현재의 인지가 심어져서, 눈을 떴을 때 나는 미래에서 온 사람이 되어 있는 거야. 과거와 현재의 뇌가 접속만 하면 그게 가능할 것 같은데. 음 그걸 접속하는 방법을 모르겠어. 계속 연구, 실험 중인데 아직은 못 찾았어.


하여튼 나는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뇌’에 있다고 생각해. 그러면 재밌는 상상을 한번 해볼까? 과거로 내가 돌아간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비트코인을 잔뜩 사둔다거나, 용기 내지 못했던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대시를 해본다거나 할까? 아니면 '그때 그거 말고 이걸 했어야지'하는 게 많겠지? 대학을 가지 말고 음악 만드는 기술을 익힌다거나, 망설였던 해외여행을 실컷 해본다거나 후회됐던 것들을 마구마구 하겠지.


그러면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어 할까? 일단 지금 걱정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아무 의미 없다는 것과 차라리 그 시간에 무언갈 하라며 알려주고 싶겠지? 그 무언가가 무엇일까? 아마도 하지 않아서 후회했던 것들이겠지. 미래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지금 찾아가서 사랑한다고 표현하라거나, 주변에 상처 주지 말라거나, 지금 고민하고 있는 진로에 대해 과감하게 해 보라거나. 미래에서 후회 중인 것을 분명히 재촉할 것 같아. 나를 만나는 시간. 조금 의미 있을 것 같지 않을까?


과거에 나와 만난다거나, 미래의 내가 보내는 메시지에 주파수를 잡아보는 거. 뇌 활동만으로 충분히 가능한 거니까 한번 해봐. 필요해. 사고의 유희. 그리고 그런 게 또 삶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거라서 분명히 도움된다고 본다. 현대인은 멍 때리는 시간이 부족하잖아. 그때 한번 해봐.  


그리고 타임머신 작동법을 발견하면 알려줄게.

그때 이 글은 성지가 되겠지.


뭐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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