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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읽는남자 Aug 07. 2022

법인은 무감각하다

회사를 너무 의인화하지 마.


회사가 너무하다고? 비인간적이라고? 내가 얘기했지. 회사는 인간이 아니라고. 자, 법률상 인격을 가지고 있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연인’ 사람이고, 하나는 ‘법인’ 회사야. 법인격이 있다는 건 법률상 행위 즉, 권리나, 의무 같은 게 스스로(!) 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뭐 계약을 한다거나, 세금을 낸다거나, 의사표시를 한다거나, 소송을 한다거나 이런 걸 자기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거. 쉽게 얘기해서 법적으로는 법인도 인격체 취급을 하는 거야. 살아있는 존재라는 거지.


그런데 법인이 사람이랑 다른 게 뭐야. 이성이 없잖아. 법인은 사람이 아니니까. 법인의 언어는 회계, 재무와 같은 숫자고, 판단은 사람처럼 뇌의 전기 작용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실적’, ’이익’이 판단의 기준이 된다는 말이야. 그러면 법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직원들은 뭐다? ‘사랑하는 내 새끼들’겠어? 아니지. 비용으로 인식되지. ‘숫자 1’이야. 직원은 ‘숫자 1’이라고.  그게 너무하다고? 노노 당연한 거지. 우리가 로봇한테 ‘거 참 너무하네’ 안 하잖아. 법인도 마찬가지야. 너무한 거? 없어. 회사 안에서 보이는 게 다 사람들이니까 '너무한' 대상이 보이는 것 같아도, 아니야. 그들도 다 법인에 고용된 직원이고. 법인의 사고 체계 그대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노예들인 거야. 실적이 안 좋으면 임원, 경영진도 비용 감축 대상이지 뭐. 그리고 그건 누가 결정한다? 법인. 그러니까 회사가 너무하네, 마네 할 거 없어. 원래 그런 거야. 그건 당연한 거야.


그리고 잠깐 다른 얘기를 해볼게. 구조조정이든, 해고든 당했다고 너무 본인 자존감을 끌어내릴 필요도 없어. 회사가 비용을 줄이거나, 새로 나온 값싸고 성능 좋은 부품(인재)으로 교체한다거나 하는, 지극히 법인의 사고 체계로 나온 결과지, 그게 우리가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건 아니야. 그리고 기본적으로 우리의 세계는 회사가 끝이 아니야. ‘해고는 죽음이다?’ 세계관이 직장인이 전부인 사람들은 그렇겠지. 아니, 내가 태어나서 뭐 직장 생활만 하다가 죽는 시나리오야? 평생 내 시간 팔아서 다른 인격체(법인) 배 채워주다가 죽는 인생이냐고. 아니잖아. 우리의 가치를 아직 못 찾아서 그렇지. 분명 어딘가에 있을 거야. 그걸 빨리 찾아야 돼. 결국 나는 지금 그 이야기를 하려는 거고.


그러니까 우리는 뭘 하면 좋을까 이거야.  회사에 정을 바라고, ‘언젠가는 날 알아주겠지’ 하면서 헛된 꿈만 꿀 꺼야? 아니지.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알려줄게. 두 가지를 하면 돼. 첫째는, 회사가 거절할 수 없는 ‘기술’을 가지는 거. 둘째는, 다른 거 알아봐야지.


먼저 기술을 가지라는  그런 거야. 대체할  없는 어떤 능력을 가지라는 건데. 그런  뭐가 있을까? '나는 일처리가 빠르고, 보고서를  쓰고, 대인관계가 좋다' 이런 거는 인간관계 이야기지. 그러니까 상사나 임원 같은 사람(!)한테  보이는 기술이라, 거절할  없는 '기술 아닌  같고. , 이런  있겠지. 영업 노하우가 겁내 짱짱해서 물건을 엄청  팔아. 이러면 회사가 거절할 이유가 없을  같고. 디자인, 엔지니어링, 코딩  이런 기술이 스티브 잡스나 피에르 가르뎅 수준이다. 이런거. 그런데 없잖아 다들. 대부분 가지고 있는 기술은 ‘네가  하면 쟤가 하면  거잖아.  


그래서 결국은 두 번째야. 다른 거 알아봐야 해. 내가 잘하는 거, 좋아하는 것을 탐구하고 발전시켜야 해. ‘시간 되면 하지’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목숨 걸고’ 해야 돼. 잘린다니까. 회사에서 언젠가 잘려요. 그것도 하필 늙거나 병들면 잘라요. 지금 쨍쨍할 때 네 걸 해야 돼.


원래는 세상은 무감각하다. 이거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법인 얘기 나와서 너무 흥분해서 시간을 길게 썼네. 두편 시리즈로 가야겠다. 일단 이번 ‘법인은 무감각’ 편에서 결론은 이거야. 다른 사람에게 없는 내 것을 가져야 한다. 나만의 '기술'을 가져야 하고, 그것은 '선호하는 것을 소재로 발전' 시킬 수 있다.


그리고 법인이 비정하다고 억울해하지 말고. 원래 그런 거니까.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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