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컷 만화] Ep21. 엄마의 사진사

이제 딸이 날 담아준다.

by 둥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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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인생 3년 차,
매일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소중한 일상, 그곳에서 얻는 행복과 배움을 공유합니다.


Ep21. 엄마의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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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

사진 찍는걸 정말 좋아했다

보정 어플을 이용해,

단 한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한

100장의 노력을

기꺼이 감수하며

찍고 찍고 또 찍었다.


지금의 이 모습을

찬란한 이 젊음을

간직하고 싶어서였다.


남편과도 연애시절,

꽤 많은 곳을 여행했는데

그 곳마다 많은

사진을 남겼다.

그리고 그 사진을 보며

그때의 그 상황, 분위기를

추억하는 걸 좋아했다.


그런데,

모두가 그렇듯(?)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

내 핸드폰에는

나와 남편 모습은 사라지고

아이로 가득찼다.


아이가 커가는

하루하루,

한순간 한순간이 아쉬워

우리는 연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댔고,

기록을 남겨갔다.


"딸~ 거기 서봐. 거기!!

사진찍어 줄게~~

김치~ 브이~~

꽃 냄새 맡으면서~~

좋아 좋아~~"


여전히 하루가 멀다하고

아이의 사진을 찍는다


그러다

3살이 된 딸이

핸드폰을 잡기 시작했다.


"엄마 내가 내가 찍어줄게"


내가 한말을 따라하며


"엄마 저기 서봐"

"엄마 거기 꽃 들어봐"

"엄마 저기 봐 저기"


찰칵,


처음엔 피사체가

마구 흔들려

깔깔깔 거리며

웃고 넘기는 사진만 되었는데

이제는 제법

얼굴 윤곽과 사람의 형체가 드러나는

그럴듯한 사진을 남겨준다


다시는 돌아오질 않을

오늘, 내 모습을

딸의 시선으로

담아 낸다.


괜시리

뭉클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내 사진이 기록되지 않은 이유.

난 알고 있다.

아이키운다는 핑계로

꾸미지도 않고, 살도찌고, 옷도 뭐 대충..

정돈되지 않은

내 모습이 초라하다고 생각되었고

이런 모습을

남기고 싶지 않았서 그랬다.

사진은 예쁘게 차려입고,

보정어플을 써서 찍어야 하는데

아이를 찍다보니

기본 카메라에 찍히는것

자체가 싫었다.


그런데


이또한

"이 시절의 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울때의 나의 모습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함께하는 나의 모습을

이제는 담아두고 싶다.


어린 딸 아이가

나를 사진에 담아주는

모습을 보며

떠올랐다.


아. 나는

'기억'과 '기록'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였다는 사실을.


옛날에 쓴 일기나

사진들을 보면서

하하하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후회도 하고, 그때의 나를 그리워하기도 하며

추억하는게 내 취미 중 하나였다.


지금 이렇게

네컷 만화로 글을 남기는 것도

지나가버리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아이의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앞으로

아이와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아이 사진 옆에 나도 악착같이

껴야겠다.


그래서 지나가버리면 다신 돌아오질 않을

하루 하루를

사진에, 일기에

담아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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