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만난 유기농 카페, BIO

계획도 없이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BIO. 그곳에서 만난 마끼아또.

by 허동욱

다섯 번째로 만난 카페는 로마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BIO’(바이오)였다.

처음 본 건 여행책 속 한 장면이었다. ‘유기농 재료만 사용하는 로컬 카페’라는 소개에 마음 한쪽에 꼭 가보고 싶다는 체크를 해두었지만, 일정상 동선이 맞지 않아 결국 포기했던 곳.


그런데,
계획 없이 걷던 어느 날, 뜻밖에도 그 카페가 내 앞에 나타났다.
이런 우연, 너무 여행 같아서 좋았다.


BIO는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 모두에게 인기 있는 곳이었다.
그날도 안은 북적였고, 카페와 식당이 분리된 구조였다.
식당 안쪽에는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들이 뷔페처럼 진열되어 있었는데,
‘유기농’과 ‘뷔페식’의 조합이라니. 보기만 해도 마음이 움직였다.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테이블마다 예약 표시가 놓여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우리는 카페바에서 에스프레소, 라떼 마끼아토, 그리고 랩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BIO에서의 에스프레소와 라떼 마끼아토


작은 바 안, 4명의 직원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라떼 마끼아토.
따뜻한 우유가 담긴 투명한 유리컵,
그리고 옆에 따로 놓인 에스프레소 샷 잔.







처음엔 “이걸 따로 준다고?” 싶었지만,
에스프레소를 조심스레 우유에 부어보는 순간,
샷이 스팀 우유 위로 천천히 내려앉으며 만들어내는 층
너무 아름다워서, 말이 필요 없었다.


우리가 커피를 따르는 모습을 보며

살짝 웃으며 바라보던 바리스타,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배려가 묻어있던 직원들.

이 모든 것이 그날의 커피를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분주했지만 친절했던 BIO 내부

BIO는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사용하는 믿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단지 건강한 음식만이 아니라,

신뢰와 따뜻함이 조용히 배어 있는 분위기가 인상 깊었다.


다음에 로마에 간다면, 나는 또 이 카페에 갈 것이다.
그건, ‘유기농’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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