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르미니역의 새벽, 한 손엔 꼬르네또, 한 손엔 커피. 그리고 사진은..
여섯 번째 카페는 조금 특별한 곳이다.
로마의 심장부, 테르미니 기차역 한복판.
정확히는 새벽 시간, 피렌체로 향하는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기 직전의 테르미니역에서 만난 카페다.
아침 6시쯤 도착한 기차역은 생각보다 훨씬 활기찼다.
피곤한 얼굴이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우리는 Lavazza(라바짜) 간판을 발견했다.
그 아래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바 테이블에 서서 커피와 꼬르네또를 즐기고 있었다.
눈도 제대로 못 뜬 채였지만,
그 진한 커피 향기에 이끌려 우리도 자연스럽게 카운터로 향했다.
한 손에는 빵, 한 손에는 카푸치노.
테르미니역의 풍경은 의외로 익숙했다.
출근길 지하철역 같은 분주함과
그 와중에도 빵 하나, 커피 한 잔을 꼭 챙기는 여유.
곧 기차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우리는 테이크아웃을 선택했다.
그렇게 나는 이탈리아 기차 여행의 첫 장면을
빵과 커피를 들고 걷는 사람들 속에서 시작했다.
꼬르네또는 조금 퍽퍽했지만,
버터 향이 은은히 퍼지는 질감이 괜찮았고
카푸치노는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맛.
서둘러 마셨지만,
그 한 잔이 아침을 깨우는 데엔 충분했다.
"역시, 이탈리아는 기차역 카페도 대충하지 않는다."
P.S. 이 카페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찍으려다가 혼났다.

핸드폰을 들자마자 직원이 단호하게 다가와
“안 돼요. 삭제하세요.”
나는 잽싸게 “미안해요!!”를 외치며 폰을 내렸고,
그 뒤로 모든 카페에선 사진 찍기 전 허락받기가 습관이 되었다.
작지만 강렬한 이 경험 덕분에,
그날의 카푸치노는 유난히 쓰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