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보물찾기
중학교 1학년 종녀씨는 바쁘다.
종녀씨는 옛 교복을 입고 오늘 생애 첫 수학여행을 떠났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2박 3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마냥 신이 나고 설레었던 그 추억이 나의 우상이었던 엄마에게는 없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것이 서글펐다.
멀미가 심한 종녀씨가 걱정이 되기도 하고, 수학여행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다.
"잘 도착했어?"
엄마의 목소리가 밝다.
"응. 피곤하긴 하지만 재미있어. 오늘은 내가 주인공 같아."
'주인공?, 재미?'
우리 엄마가 이런 말을 할 줄 알았던가? 오랜만에 듣는 단어다.
충북 제천 도착해서 선생님들이 미리 숨겨 놓은 보물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좀 찾았어?"
"아니."
"많이 찾아와."
"난 이미 보물을 찾은 것 같더라고…."
"응?"
*
엄마도 나도 목이 멘다.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좀 더 세심하게 알아차렸어야 했다.
"늦게 시작한 게 너무 후회스럽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서 너무 다행이야."
"그러엄~ 재미있게 놀다 와요."
더 행복한 인생을 채워가고 싶다는 종녀씨의 수학여행 후기에 한없이 감탄하고 있다. 인생에 숨겨진 보물을 더 찾아보겠다는 엄마. 내 옆에서 오래오래 찾아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