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운명

삶의 모든 일들은 과거의 연쇄일까, 우주의 계획일까.

by 서리태

어릴 땐 그저 모든 일들은 나의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일 거라고만 생각했다.

내가 공부한 결과가 수능점수가 되고, 그게 내 대학을 정하고.

그리고 이후 내가 진로를 정하고.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내가 선택한 결과로 만나는 인연들이고,

모든건 과거 나의 선택들의 연쇄작용으로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이 모든 것들을 그냥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커다란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부모님과 가족들,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반이 됨으로써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오는 친구들,

내가 선택한 학교와 동아리에서 만난 동기들,

내가 다니게된 직장에서 만난 여러가지 인연들,

그리고 여행중 우연히 만나게된 소중한 인연들까지도.


사소한 찰나의 선택으로 우연히 이들을 마주한 것이라고 하기엔,

그들은 내게 너무나도 크고 소중하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든 생각은,

우리는 이미 우주가 정해놓은 원칙대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것이다.


이미 우리의 삶은 결말까지 정해져있고,

우리는 그 끝까지 달려나가면서 이미 정해진 삶의 방향을 찾고, 그 안에서 정해진 인연들을 만난다.


지금까지의 내 선택들과 앞으로 내가 하게될 선택들, 그로인한 삶의 방향과 그로인한 만남들.

모든건 인간은 절대 모를 어떤 큰 원칙에 따라 흘러간다.


우주가 정한 나의 삶에 그 사람이 들어있다면

어떻게 살아가든 그는 만나게될 것이고,

우주가 정한 삶의 시나리오 속 그 사람이 들어있지 않다면

아무리 애를 써도 결코 마주칠 일 없을 것이다.


불교에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커다란 만남들 뿐 아니라 가끔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까지도

우주가 미리 적어논 내 인생의 시나리오 속 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미 정해진 각자의 이야기 속에서

매일매일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한발한발 나아갈 뿐이다.


그러니, 놓쳐버린 인연에 너무 마음 아파하진 말자.

그 사람이 내 삶에 들어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은 이미 내 인생 속 등장인물이 아닌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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