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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의 사람들 2

자식이란 뭘까?

by 우주

갑자기 할머니가

울면서 들어오셨다

놀라서 여쭤보니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

슬프고 잠이 안 오고

식욕이 없다고 하셨다

할머니는 고우시고 점잖으시다

시골에서 올라와 갖은 고생하며

자식들 대학 공부

다 시켰다고 하셨다

자꾸 넘어져 팔과 얼굴을 다쳐

파킨슨이나 치매가 아닌가 걱정했는데

병원에서 괜찮다고 했단다

올봄에 둘째가

이혼하네마네 해서

마음고생이 심하셨고

얼마 전에 며느리가

주택연금 받고 있는 아파트를 팔고

같이 살자고 하더란다

싫다고 했더니

돈을 달라고 큰소리치더란다

그러고는 아들 손자까지

발걸음을 끊었다고 하더니

기어이 우울증이 온 것 같았다

노인성 우울증인 듯하여

딸내미 번호를 물어

문자로 정신건강의학과로

모시고 가보라고 했다

다행히 약을 복용하니

증상이 좋아져

고맙다고 인사 오셨다

할머니는 아들은 집 살 때

돈을 보태줬으니

막내딸에게

이 집을 주고 싶다고 하셨다

요즘 형제간에 부모재산 때문에

육탄전까지 벌어지니

절대 생전에는

집 주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다

앞으로 10년은 더 사실텐데

집 주고 나면

찬밥 신세가 뻔한데

걱정이다

아들 며느리가 매일 와서

졸라서 견디다 못해

집 팔아 돈 주고 시골로 가신다고

인사 오신 분도 있었다

세무사 유튜버가

장년의 자식들이 이제 큰돈 나올 곳은

부모재산밖에 없으니

그렇게 싸운다고 했다

부디 안온하게 사시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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