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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2

잘난 자식

by 우주

건널목이 있는 도로옆에는

과일 파는 노점과

포장마차들이 있다

그리고 건너편에는

구두수선집과 화원이 있다

그 옆 화단에는

심심한 노인들이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며

자판기 커피를

뽑아먹곤 했다

그분들 중 다리를

뻗치고 앉아

지팡이를 옆에 둔

사람의 이야기다

예전에 그분이 지하철 공사장 지하에서

기초공사를 한다고 했다

자기는 공부를 못했어도

외아들은 전문대에서

장학금 30만 원을 받았다고

자랑을 했었다

요즘은 남루한 차림으로

다리를 절며

지팡이를 짚고 다니곤 했다

그분 부인은

이가 없어 합죽해져서

노인 보행기를 끌고 다녔다

동네 사람 말로는

그 자랑이던 아들이

수백만 원의 카드빚을

부모에게 떠넘기고

연락두절이라고 했다

카드빚 갚느라

몇 년 동안

죽을 고생 한다면서

다리도 돈이 없어

수술 못한다고 했다

못 배운 부모는

잘난 자식이 자랑인데

그 자식은 사회에서는

잘 난 사람이 아니니

살기가 힘들었겠지

막일하면서 대학 보냈는데

이제 자식 카드빚까지

갚아야 하는 부모들

부모도 자식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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