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수발하다가
상가 청소하시던 그분은
피부도 희고
키도 크신
동양미인형 얼굴이었다
40년 전
화투 치는 노름꾼에게
자신을 시집보낸 친정아버지를
평생 원망했다
남편은 젊어서부터
당뇨였는데
30대에 뇌경색으로
반신마비가 되었다고 했다
자식이 둘이라
식당일과
청소일을 하며
아이들 키우고
휠체어 타는 남편수발을 들며
일생을 바쳤다고 한탄했다
게다가 남편이 성질도 더러워
도망갈까
열두 번도
더 생각했다가
애들이 눈에 밟혀
참고 살았단다
아이들이 자라고
딸은 결혼해
미국에서
산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병원에서
가슴에 양성종양이
있는데
두고 보자고 했단다
그 후 일을 그만둬
소식을 몰랐는데
병원에서 수술 후
양성혹이라고
걱정 말라고 했다고 들었다
딸이 있는 미국으로
한 달간 여행 간다고
자랑하더라는
소식도 들었다
몇 년 뒤에야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방암이 전이되어
돌아가셨다고 했다
40년간
수발한 남편보다
먼저 돌아가셨다고
모두 안타까워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