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남편
그분은 결혼한 지
백일도 지나지 않아서부터
남편에게 맞기 시작했단다
머리가 찢어져
20 바늘이상
봉합한 적도 있었는데
가난한 친정부모가
집에 돌아오지
못하게 해서
갈 데가 없었단다
남편은 버스기사인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점잖게 굴었다
술만 먹으면
아내와 아들을 때렸고
아들은 방으로 도망쳐
문을 잠그고
엄마의 비명소리에도
절대 나오지 않아
정말 서운했단다
그렇게 맞으며 살다가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집을 나갔다는
소문을 들었다
알코올중독자인 아비는
계속 술만 먹고
아이는 며칠씩 굶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다시 돌아왔다가
또 싸우고 맞고
못 견뎌
또 나가고 했단다
그분은 식당에서 일하고
80만 원 받아도
방값이 너무 비싸
살 수가 없었고
친정부모는 돌아가셨고
친정오빠네도
방 두 칸이라
갈 데가 없어서
다시 들어와
또 맞는다고 했다
식당에서 일하고
배달도 하는 그분을
가끔 보았다
몇 년 후
그분이
오토바이로
배달 가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교통사고 사망보험금이
많이 나와
그 남편은
새 여자도 만나고
돈 잘 쓰고 산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집 아들이
우리 공장사장이
병원 가보라는데
내가 이상하냐고
물었다
사장말이
늘 웃고 있어도
폭발직 전인 것
같으니
정신과를
가보라고 했단다
어릴 때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렸으니
정상일 수 없을 것
같았다
가끔 그 남편을 본다
아내와 아들에게
지옥 같은 삶을 준
그는 이제
노인이 되었다
인명은
재천이라더니
알코올중독자인
그는 아직
잘 살아있고
그 아들은
머리를 기르고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고개를 숙이고
걸어가는 걸
본 적 있다
정말 이 부부는
전생의
원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