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님이 알을 주셔서
최초 기억은
엄마가 밥그릇을 들고
밥 한 숟갈 먹이고
뛰고 오면
또' 한 숟갈 먹이고 했었다
그때 계란밥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그다음 기억은
계란 간장 참기름 밥이 맞다
엄마가 광고하던
노래를 불렀던 게 기억난다
학생 때는 아침에 바쁘니
계란 간장밥을 먹었고
결혼해서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남편에게 계란 간장밥을 먹였다
시어머님이 걱정되어
뭐 해 먹냐 물으셔서
닭이 알을 안 낳으면
어떻게 살까 싶다고 말씀드려
크게 웃게 해 드렸었다
아이에게도
당연히 계란 간장밥을 먹였다
그런데 우리 모두 불만 없이
계란 간장밥을 다 좋아했다
생각해 보면
빵 케이크 라면 떡국 순두부 비빔밥 부침개
거의 모든 음식에 계란이 다 들어간다
인류를 먹여 살리고
나를 먹여 살리는 고마운 계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