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의 봄
일 년간의 인도 여행에서 돌아오니
관리인 보고서에
백작부인이 생활비를
더 달라고 했단다
그때 많이 아파 보였는데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푹 쉬고 싶은데
후작부인이 문인들 모임에 초대했다
그 별장에 가서 쉬어야겠다
집이 워낙 커서
정원이나 방에 있으면 아무도 모른다
가끔 피아노도 치고
문인들 시낭송을 듣기도 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아침
피아노 방에 갔는데
누가 연주하고 있었다
작은 여자가 격정적으로 하는
연주가 마음을 후려쳤다
연주가 끝나자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놀란 여자는 재빨리 도망쳤다
후작부인에게
누구냐 물으니 모른단다
저녁 모임에 가니
그 여자가 맨 끝에 앉아있었다
후작부인에게 소개를 부탁했다
캐서린은 내 이름을 듣고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보았다
나를 아느냐 물으니
모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