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 아저씨
이 씨는 배우 뺨치게
키가 크고 잘 생기셨단다
그래서 아들 4명이
다 키가 크고 잘 생겼단다
그러나 한량이었던 이 씨는
술 먹으면
부인을 때리는 사람이었다
막내가 어릴 때
부인이 매 맞고
도망을 가서
자식들은 뿔뿔이 친척집으로
흩어져 자랐단다
큰아들은
고모집으로 가서 지냈고
군복무후
사촌형과 같이 일했는데
항상 동생들 생각에
마음 아파했단다
이 씨는 단골 술집여자랑
살림을 차렸고
키우지도 않은 자식들에게
큰소리쳤단다
결혼한 큰아들에게
명절 제사
다 챙기라고 했고
나이 어린 며느리는
시아버지가 오면
하루 세끼 밥상
술상 두 번까지 차렸단다
고모는 명절마다
자기 식구까지 다 데리고
며칠 전부터 왔단다
큰며느리는
남편이 자기 형제들을
끔찍이 아껴서
제사 때는
집에서 떡까지 찌고
동생들 가져갈 음식까지
다 했단다
45년 명절과 제사
집안일을 하고 나니
손가락이 다 휘었단다
이 씨는 암 걸린 후처를
큰아들집으로 데리고 와
1년간 병간호까지
큰며느리에게 시켰다
그리고 본인은
97세까지 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