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양면성
나는 s대 법대를 졸업했고
외무고시 행정고시 사법고시 삼시를 합격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지만
선생님이셨던
어머니 덕분에
부족함 없이 자랐고
수십 년 전에 산
서울 땅이
아파트 단지가 되어
큰 재산이 되었다
고위공무원으로 승승장구했고
독실한 기독교 신도인
어린 아내와 결혼해
일남일녀를 두었다
그런데 아들이
나의 약점이었다
나 같은 천재의 아이가
왜 지능이 낮은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그러지 않으려 해도
상대적으로
공부 잘하는 딸을
더 예뻐하고
아들은 면박 주고
윽박지르게 되었다
딸이 결혼해도
사위 손자 다 데리고 살았다
군복무후
아들은 어릴 때부터
누나만 좋아하고
자신은 윽박질렀던 나에게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폭발해
나와 충돌했다
아내가 중재하려 했으나
오랫동안 쌓인
감정의 골이 깊었다
독립한 아들은
공장에 취직했다
친구들의 잘난 아들 자랑에
못난 아들을 둔 나는
더 화가 나서
버린 자식이라고 선언했다
아내도
처음에는 아들에게 가보더니
나중에는 포기했단다
교회봉사활동은
열심히 하면서
자기 자식은 포기했단다
몇 년간 소식이 없었는데
하루는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응급실에서 보호자를 찾았다
아들이
직장동료에게 사기를 당해
어렵게 살다가
길에서 쓰러졌단다
입원비를 내고 퇴원시켜
집에 데리고 왔는데
집안은
이미 딸가족이 중심이어서
겉돌다가 또 나가버렸다
아내가 좀 챙기면 좋으련만
손자들 돌보기에 바빠
아들 걱정은 안 한다
나는 가끔 꿈을 꾼다
노숙자가 된 아들이
나를 원망하지만
나는 버린 놈이라고 외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