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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학대 3

못난 자식 숨기기

by 우주

나는 s대 출신 의사다

딸은 태어날 때부터

힘들게 했다

7달 만에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자라

시신경이 덜 발달해

사시가 되었다

나는 시험이란 시험은

다 일등이었는데

딸은 겨우 인서울 했다

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시수술을 했다

학교에서 추천한

중소기업에 취업했으나

왕따를 당해 집으로 돌아왔다

사회성이 부족한 걸

공주병이라고 왕따 시켰단다

동네 학원에

임시 영어강사로 근무하면서

맞선을 수백 번 봤는데

의사 놈들은

아파트와 병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했고

대부분의 남자들이

안정적인

직업이 있는 여자를 원했다

빨리 결혼시켜

내보내고 싶은데

판판이 거절당하니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

병원 건강검진센터에

근무시키고

월급의 30%를

생활비로 받았다

나를 닮아

내성적인 것 같은데도

볼수록 화가 나고 미웠다

지인들과의 골프 모임

사교모임에서

내세울 게 없는 딸은

소개하기 싫었다

점점 더 미워져

입는 옷까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화려한 칼라의

나풀거리는 옷을

다 밖으로 던져 버렸다

이제 우리는 집안에서

딸에게 말도 안 했고

투명인간 취급했다

아들 결혼식에서

사돈에게

인사도 시키지 않았다

폐백도 딸 없이 끝냈다

딸은 목소리도 속삭이듯 내고

고개도 숙이고 다닌다

정신과에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좁은 의사사회에서

소문날까 두렵다

나를 이렇게 만드는 딸에게

더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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