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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사람들 5

그 남자의 일생

by 우주

그분의 사정은

예전에 동네분에게 들었다

부인이 어린 아들 둘을 두고

집을 나갔단다

그 당시

옆집에 살던

장애인 여자가 도와줘

같이 아들 둘을 키웠단다

가끔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겨울에 대리운전해 주고

집까지 걸어서 돌아오는데

얼어 죽을 것 같았다고 했다

무슨 사연인지

의료보험이 없어

당뇨약을 성남시

의료봉사단체에서

얻어온다고 했다

세월이 흘러

큰아들이 입대했다가

결핵으로 되돌아왔는데

약을 안 먹으려 한다고 했다

한 번은 큰아들이

서너 살짜리

딸이 있는 여자를

집에 데려와

같이 산다며

속상하다고 울었다

그 뒤

코로나 시기 때

오토바이로

음식배달을 하는데

수입이 좋다고 했다

새 옷과

새 신발을 보니

좋아 보였다

그러다

코로나가 주춤하니

배달시장이

죽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분이 뇌경색으로

반신마비가 되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우울증으로

입원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리고 얼마 전

부인이

교회에서

장례를 치렀다며

그분의 사망소식을

전해줬다

아들이 둘이니

엄청 먹는다며

양손 가득

식료품을 사들고

웃던 모습이

기억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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