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나는
그 남자를 모른다
그의 어머니의
이야기만 들었다
은행원이었던
할머니의 큰아들은
사내연애로 결혼했단다
그 부인은
한번 본 적이 있다
둘째를
임신하고 있었는데
얌전하고
참해 보였다
아파트도 구입하고
잘 살다가
그 남자가
직장 내 여자랑
바람이 났단다
할머니는 울었다
어렵게 공부시켜
겨우 집 샀는데
집을 팔아 나누고
이혼해
임대아파트 사는
할머니에게
아이 둘을 맡겼단다
결국
바람난 여자와도
결혼하지 못하고
백수가 되었단다
간간이 들었는데
아이 엄마도
형편이 어려워
자식들을
데려가지 못한단다
한 번씩
엄마에게 다녀올 때
아이들이
대성통곡을 한단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고
이제
허리가 꼬부라지고
암수술도 했다는
할머니는
아직도
큰아들 욕을 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 어리석은 인간은
자신의
순간적 욕망으로
얼마나
많은 불행을
야기했는지를
아는지 모르겠다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