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로 간 여자
그 여자의
시어머니는
키가 작고
얌전한 분이셨다
그 여자의 남편은
깡마르고
아파 보였다
동네분 말이
남편은
결핵을 앓고 있고
자식이 둘이란다
그래도
그 여자가
생활력이 있어
포장마차를 해
다섯 식구가
산다고 했다
아직 오피스텔이
들어서기 전
아파트 앞에
크고 긴 공터가
있었는데
거기서
포장마차를 한단다
그 여자는
이리저리
사채를 빌려
포장마차를 꾸려가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어느 날
그 여자가
사채꾼들을 피해
남미로 도망갔다는
소문을 듣고
깜짝 놀랐다
홀로 바다 건너
먼 이국으로 간
그 여자의 용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뉴스에서 듣던 일이
내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그 여자가
남미 의류공장에서
일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인생은
깜깜한 밤에
브레이크 없는 차로
전속력으로
달리는'것과 같다던
글이 생각난다
아무도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
별일 없이
무탈하게 산다는 말이
제일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