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아침에 출근하니
문 앞에서
기다리는 남자가 있었다
트럭운전기사로
알고 있는데
따라 들어와
하소연을 했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데
할 데가 없어
나에게 온 모양이다
자기가
위암수술을 하고
이혼을 했단다
얼굴이 반쪽이었다
부인이
자기가 늘 술 먹고
생활비를 안 줬다며
꼴 보기 싫으니
이혼하자고
하더란다
부인은 큰길 앞
빌딩 식당가에서
음식점을 했는데
위자료 안 주려고
돈을 전부
딸에게 줬더라
전라도에서
식당 한다더라
자기는
군대 다녀온 아들과
산다고 이야기했다
이 집은
아빠 엄마가
다 키 크고 잘생겨서
딸이 키 크고 예뻤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학교에서
강남에 있는 대기업에
취직시켜 줬다
딸내미가 예뻐서
직장에서
인기 있을 거라고
모두 축하했다
그런데
전부 스카이 출신이라던
그 직원들이
딸이 고졸이라고
엄청 업신여겨
대학 간다고
회사를 그만뒀단다
세상이 변해
남자들도
예쁜 여자보다
비슷한 연봉의 맞벌이를
원한다던
글이 생각났다
어쨌든
그 남자 편을 들어
수십 년을
같이 산 사람이
암인데
그럴 수가 있냐고
위로했다
이혼한 당사자들이
아니니
그 심정은 모르지만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