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8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부인

by 우주

이 부부는 60대 후반이다

딸만 세명인 이 부인은

정말 부지런했다

깡마른 몸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남편은 재봉사인데

셋째 임신했을 때

바람을 피워

온 동네 여관을

다 뒤지고 다녔단다

매일 아침

시장에 가서

제일 싼 야채를 사 와

김치랑 반찬을 만들어

셋에게

나눠준단다

남편은

강아지 줄만 잡고

걸어가고

그 뒤에

키 작은 부인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따라가는 걸

자주 본다

결혼한 딸들이

늘 김치랑 반찬을

다 가져가서

매일 새로 해야 한단다

이 딸들도 엄마를

일하는 기계로 아는지

엄마는 당연히 빼고

지들만 놀러 다닌단다

딸 들 해외여행 갔다고

부러운 듯 이야기했다

딸이 옷 사줬다는 자랑은

한 번도 못 들었다

늘 초라한 큰 옷을

입고 다녔다

체력에 부쳐 그런지

이가 다 빠져

못 먹어서

더 마르나 걱정되어

틀니를 하라고 했지만

남편과 딸들이 계속

돈 들어갈 일이 있어

늘 후순위로 밀렸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가족들에게

증명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제발 그 집 가족들이

엄마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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