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부인
이 부부는 60대 후반이다
딸만 세명인 이 부인은
정말 부지런했다
깡마른 몸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남편은 재봉사인데
셋째 임신했을 때
바람을 피워
온 동네 여관을
다 뒤지고 다녔단다
매일 아침
시장에 가서
제일 싼 야채를 사 와
김치랑 반찬을 만들어
딸 셋에게
나눠준단다
남편은
강아지 줄만 잡고
걸어가고
그 뒤에
키 작은 부인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따라가는 걸
자주 본다
결혼한 딸들이
늘 김치랑 반찬을
다 가져가서
매일 새로 해야 한단다
이 딸들도 엄마를
일하는 기계로 아는지
엄마는 당연히 빼고
지들만 놀러 다닌단다
딸 들 해외여행 갔다고
부러운 듯 이야기했다
딸이 옷 사줬다는 자랑은
한 번도 못 들었다
늘 초라한 큰 옷을
입고 다녔다
체력에 부쳐 그런지
이가 다 빠져
못 먹어서
더 마르나 걱정되어
틀니를 하라고 했지만
남편과 딸들이 계속
돈 들어갈 일이 있어
늘 후순위로 밀렸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가족들에게
증명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제발 그 집 가족들이
엄마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