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14

Good luck!

by 우주

키 크고 예쁘고

쾌활한 부인이었다

너무 착해서

손해 보는 것 같았다

남편 친구

부부동반 휴가 가면

다른 부인들은 쉬고

제일 어리다고

음식 만들고

설거지 독박이란다

남편이 직장 그만두고

렌터카 회사를 차렸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친했던 고등학교 동창이

새 차 세대를

렌트해 갔단다

그때부터 전화 안 받고

잠수 타더란다

몇 달간 수소문하다가

경찰에 신고했더니

중고차로 외국에

팔아먹었더란다

정말 기막히더라고

하소연했다

남편도 부인도 맏이인데

양가 부모님

네 분이 다 경도치매란다

시댁은 시골인데

서울병원에 오실 때

가방에 오만 원권을

가득 넣어 들고 오신단다

깜짝 놀라 여쭤보니

집에 둘 수 없어

항상 돈을 들고 다닌단다

시골에서 두 분이

어떻게 농사짓고

사는지는 모르겠단다

친정부모님은

더 심각했다

직장으로 계속 전화 와서

매일 가봐야 한단다

직장일 집안일

부모님 챙기기

정말 힘들다고 했다

약도 밥도 다 잊어버리고

안 먹어

퇴근 후 가서 챙기고

여러 가지 사드려도

소용없단다

그러다가 두 분 다

주간보호센터에

가시게 되었는데

너무 좋단다

이제 좀 살 것 같다고 했다

한동안 연락이 뜸 했는데

그 사이에

남편이 모든 일을 접었단다

너무 힘들어

몸과 마음이 다 소진되어

좀 쉬고 싶다고 했단다

이제 자기가

소녀가장이 되었구나

힘내세요

위로 섞인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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