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아저씨
고령의 일인가구가
너무 많다
여자들은
그나마 동네사람들과
교류도 하는데
남자들은 나무밑에서
전동차에 앉아
하루 종일 우두커니
담배만 피운다
간식이 믹스커피다
전동차는
많이 걷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동의 자유를 준다
백화점에서도
식물원에서도
공항에서도
우리 동네 전동차를 본다
하지만 동시에
하루 종일
한 발짝도 걷지 않는다
한동안 동네에서
쌀을 뿌려주는
사람들 때문에
길에 비둘기
수백 마리가 모여서
걸어갈 수가 없었다
비둘기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
주변사람들이
쌀 뿌리지 마라고
자꾸 말리니
요즘 비둘기가 좀 줄었다
공원옆
산길을 올라가는데
전동차 탄 아저씨가
쌀을 뿌리며 가고 있었다
그 뒤로 비둘기 떼가
따라가고 있었다
공터에서 아저씨는
사방에 쌀을 뿌리고
그 주위로 동그랗게
비둘기 떼들이 모여서 난리였다
모이 먹는 비둘기들을
우두커니
지켜보는 아저씨 모습이
외로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