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8

꼬부랑 할머니

by 우주

정희원 선생은

차트를 보고

진료실에 걸어 들어오는

노인환자의 모습을 보면

벌써 그 사람의 일생이 보인다고 했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주름진 얼굴과

삐뚤어진 손

구부러진 등을 보면

일생이 보인다

이분은

전동차를 몰고 다니며

박스를 모은다

평생 노동으로

허리가 90도 꺾여있었다

그러나 목소리는 쩌렁쩌렁

남의 일 참견은

동네 최고다

90대 동네언니들에게

처방받은 진통제를 나눠주고

음료수도 나눠주며

누구에게나

먼저 말 붙이고

동네일 다 간섭하는

나름 오피니언 리더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이런저런 참견하시

기운차게 사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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