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에는 좀 자요. 오빠(4)
잠깐, 화장실만 좀 쓸게요. 근데... 변기 위에 저거 뭐예요?
짙은 갈색으로 드라이하게 굳어 있는 것. 설마 튄 거예요? 그리고 저렇게 건조시킨 거예요? 왜요? 잠깐 고민했어요. 혹시 내일 아침에 일어나 내 거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그냥 닦아 놓아야 하나? 휴지를 들었어요.
아 도저히......
오빠 집을 나오며 전화번호도 다 지웠어요. 이제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럼 정말 안녕.......
며칠 후 새벽 두 시.
(외웠다 시바...)
사람들은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라고......
그 시간이란 것이 내 마음은 비껴가는 것일까?
오랫동안 그를 가슴에 두고 있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모습들이 가득해도 나의 애정은 견고했다.
이제는 그를 잊었다고, 이제는 모든 애도의 시간이 끝났다고, 이제는 정말로 그만해야 한다고. 내가 나를 수도 없이 타이르고 달래도 때가 되면 마르지 않은 마음이 불쑥 올라온다.
“그래서 그놈, 아니, 그 사람에 관한 마음은 어때요?”
“그냥 있죠. 어떤 시간은 가는 게 아니라 녹는 것이라서 폐기가
안 되는 것이니까요, 마음은. “
- 김금희 <경애의 마음>
글/ 그림 : 두시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