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

by 별똥꽃

쌓아 올린다

물에 젖은 모래를 나름 열심히 두들겨 가며

크게 높이 쌓아 올린다

모래성이 완성되면 깃대도 꽂는다


하지만 모래성은 오래가지 못한다

바람의 미동에도 흩어지고

자신의 무게를 못 이겨 무너져 내리고

뭔가 살짝 스쳐만 지나가도 기겁을 한다


수십 년간 공들여 만든 모래성이

바람의 미동에

자신의 무게에

스쳐가는 작은 것들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나는 모래성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모래에 물을 더 적시고

손으로 열심히 두들기며

다시 깃대를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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