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어두운 겨울이 나는 싫다
겨울은 항상 나에게 가난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기다리던 봄이 왔다
하지만 봄은 다른 이유로 나를 가둔다
봄을 쫓아오는 미세먼지와 알레르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건물 안에 갇힌 채 꽃들의 손짓과 외침을 견뎌야 한다
봄의 자태는 내 눈을 가렵게 하고
봄의 노래는 내 귀를 울리게 하고
봄의 춤은 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봄은 지치지 않고 나를 유혹한다
나는 봄을 외면할 수도 봄에게 달려갈 수도 없다
단지 봄 속에 갇힐 뿐이다
하지만 나는 봄을 너무나 사랑한다
눈물로 하루의 절반을 보내고
약으로 나머지 절반을 견딜지라도
나는 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된 추억과 청춘의 고통을 나에게 새롭게 가져와도
나는 봄을 사랑한다
사실 봄은 그저 자연의 순리대로 나에게 잠시 머물다 갈 뿐이다
자신의 존재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 리가 없다
그런 거 따위에 관심조차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난 봄의 무관심조차 사랑한다
어느 화창한 날 다시 나를 떠나 버려도
나는 봄과의 이별조차 사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