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아침마다 빼꼼 얼굴을 내밀던 나팔꽃이
잎마저 노랗게 변한 채
줄에 매달려 있다
떠나보내기 싫어서 계속 붙들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청춘으로 기억되어야 할 나팔꽃을
저리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는 자책감이 든다
이제는 나팔꽃을 떠나보내야 할 때
내년 여름 파릇파릇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지친 나팔꽃을 그냥 보내주어야겠다
오늘은
나팔꽃의 청춘을 애도하며
장례식을 치러야겠다
나팔꽃을 보내며
청춘의 고통도 함께 보내야겠다
여름을 함께 보내줘서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