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 글을 읽다가 우연히 섹스리스 부부라는 표현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성의학의 정석] 8편 -섹스리스 풀버전-강동우/박혜경 박사 HD 유튜브 강의에서 섹스리스 부부란 한 달에 섹스를 1회 미만 1년에 10회 미만 하는 부부에 해당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직장 생활로 기러기 부부가 된 후, 올해 코로나 사태로 이산가족이 된 우리 부부는 섹스리스 부부가 되었다... 섹스리스는 내가 익숙한 단어가 아니다.
10 English words ending in LESS에는 careless, doubtless, endless, fearless, helpless, homeless, hopeless, restless, and tasteless 그리고 useless가 나온다. 이 글의 서문에 <...the suffix -less means “without.” For example, something that is “colorless” is white or transparent; it has no color.>라고 설명한다.
LESS가 들어간 단어로는 이 밖에도 painless, worthless, paperless, timeless, priceless, pointless, thoughtless, heartless, fatherless, motherless 등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sexless는 낯선 단어다. 나는 요즘 sexless, sleepless, 그리고 restless 상태다. 왜 이렇게 없는 게 많을까? 1993년에 나온 <Sleepless in Seattle>이라는 영화로 sleepless라는 말도 익숙한 단어다. 하지만 왜 sexless라는 말이 이렇게 낯설까? 혹시 sexless, sleepless, 그리고 restless에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내가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 것도 작년부터였다. 잠을 못 자고 다음날 일을 너무 오래도록 하고 나면 피곤함과 짜증스러움이 극대화된다. 피곤하면 할수록 내 마음은 더 쉴 수가 없다. (2년 이상 지속된 층간소음도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 16 Personalities라는 사이트로 무료 성격 유형 검사를 해보았다. 결과는 전 세계 인구의 1프로 밖에 없는 아주 드문 성격으로 나왔다. 혹시 이런 특이한 성격으로 인해 나는 잠도 못 자고, 쉬지도 못하는 성격이 되었을까? 아니면 내가 처한 상황으로 특이한 성격이 되었을까?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 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섹스리스에, 슬립리스 그리고 레슬리스다. 남편은 14일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요즘 2주 휴가로 한국에 오겠다고 우기고 있다. 하하하하... 그런다고 해서 우리 부부의 섹스리스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뭐 매일 열일하면 간신히 1년 10회 이상을 달성할지도 모르겠지만...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극도로 피곤한 몸은 또 1년간 요양을 해야 할 것이다.
섹스리스라는 단어를 몰랐어야 했다. 나는 그 단어 때문에 요즘 더 잠들기가 어렵다. 그래서 더더욱 불안한 상태다. 만약에 섹스리스에서 벗어난다면 나는 잠도 잘 자고, 그래서 충분히 휴식을 하는 정상적인 인간이 될까? 지금 내 나이에는 그게 가능하다고 치자... 하지만 결국 노화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고, 우리 부부는 또 섹스리스가 될 것이다. 그러면 또 슬립리스에 레슬리스가 될까?
성에 눈 뜨기 전에 나는 잠도 잘 자고 충분히 휴식하는 인간이었다. 성은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오늘 밤도 나는 섹스리스에 슬립리스 그리고 레슬리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