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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똥꽃 Nov 09. 2020

이상한 꿈

내 무의식의 세계는 정말 순수한가?

을 꾸었다. 꿈이란 게 공간의 제약도 거의 없고, 인물 변화도 자유로워 맥락이 없고 황당할 때가 종종 있다.

  

나는 꿈속에서 친구와 같이 어느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다. 둘이 마주 보고 앉은 원탁에 갑자기 어떤 흑인 남자가 와서 앉았다. 나와 친구는 그 사람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속력을 내어 달려가 식당 전화기를 집어 들고 권총을 꺼내 들었다. 나와 친구는 순식간에 가방을 들고 뒷문으로 빠져나왔다. 다음날 아침 뉴스에 참사의 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람으로 보도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있던 곳에서 산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게이트가 있는데, 그 게이트를 지나면 대학이 있었다. 그 대학은 명문대였다. 우리는 일단 난동자에게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가자고 계획을 세웠다. 어느새 시간은 새벽 한 시가 지났고, 게이트가 닫히는 바람에 우리는 그곳을 빠져나가지 못했지만, 이상하게도 대학교 캠퍼스 안에 있었다. 잔디 위에 누워서 날이 새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노숙자 모녀가 자꾸 우리 물건에 손을 대려고 해서 깊이 잠들지 못했다.


새벽 일찍 일어나 건물 안에 들어가기 위해 건물 여는 시간을 기다렸더니, 건물 입구는 이미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건물 입구는 2층에 있었고, 사람들은 1에스컬레이터에서부터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입장은 신입생부터 가능했는데, 우리는 이미 2층에 올라온 상태였고, 우리가 서 있던 곳에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90도 각도로 나 있어서 도무지 1층으로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신입생 입장 시간이 되었을 때, 우리는 신입생들에게 끼어서 몰래 입장하기로 눈짓으로 계획을 세웠다. 친구가 먼저 들어갔고, 내가 그녀의 뒤를 따라갔는데 몰려든 인파입구가 꽉 막혀서 정말 몸이 반으로 으스러지는 고통을 느끼며 입구를 통과했다. 우리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경비원이  4,800원짜리 위반 스티커를 우리 몸에 붙였다.


그리고 장면이 바뀌었고, 나는 잔디밭에서 선배에게 전날 밤에 있었던 모험에 대해 얘기했다.

나: "You have no idea what I went through last night. A black guy came to a restaurant and ran to grab a telephone while holding his gun so my friend and I had to run away from there as quickly as we could."

선배: "But you took an oath to protect people. You had to take the man down and protect other people there"

나: "But it happened last night before I took an oath today."

선배: "Do you think the man won't fire a bullet if he is right next to me?"

(그 순간 어딘가에서 나타난 흑인 남자가 갑자기 선배에게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는 다시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었다.)

나: "Please don't! You don't have to do this. You don't need to kill anyone, including your self."

(그런데 갑자기 총소리가 났다. 흑인 남자가 구멍이 난 자신의 몸에서 총알을 빼내어 씩 웃고 있었고, 선배의 몸에서도 피가 나고 있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나는 당황했다. 휴대폰 안의 연락처를 뒤적였지만 비상 연락처를 찾을 수 없었다.)

나: (나는 고함쳤다.) "Can someone please call 911?"

(몇 분 후에 paramedic이 도착했다.)

선배: (그에게 남은 마지막 숨을 내쉬며 그가 peramedic에게 말했다.) "This man fired a bullet at me."

(갑자기 어떤 흑인 여자가 나타나서 총을 쏜 흑인 남자를 두둔했고 사건은 어느새 인종 문제처럼 돼 가고 있었다.)

어떤 흑인 여인: "No, I heard everything! You yourself said, I fired the bullet. Do you have anyone who can prove that man did it?"

(이미 그곳은 구경하는 사람들로 빙 둘러 쌓여 었다.)

나: "I can testify. (흑인 남자를 가리키며) It was him who fired the gun. This is the part two to the whole story I have."

어떤 흑인 여자: "Can you be a ghost?" (이상한 영어 표현이었다. )

나: " I didn't understand you. Can you please repeat that?" (하지만 꿈속에서 나는 "목숨을 걸고 맹세할 수 있냐?"로 알아 들었고 곧 대답했다.)

나: "Yes! (흐느끼며) He (선배) became a ghost because of me. (이번에는 말도 안 되는 표현을 내가 그대로 썼다.) I don't even know your name, sir. I will restore your honor!" (숨 죽인 군중들 속에서 나의 흐느낌이 처절하게 메아리쳤다.)


정말 이상한 꿈이었다. 왜 꿈속에서 가해자는 흑인이고, 피해자는 백인이어야만 했을까? 왜 나는 그런 꿈속에서 백인의 편을 들어주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을까? 다시 꿈을 잘 생각해 보니, 총을 들고 난동을 부린 사람도, 노숙자 모녀도, 위증한 사람도 모두 흑인들이었다. 왜 내 꿈에서 나쁜 역할을 한 사람들이 모두 흑인들이었을까? 이상한 나의 꿈으로 인해 나는 나의 무의식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나의 무의식의 세계는 정말 순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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