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똥꽃 Jan 03. 2021

더 이상 견디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2021 새해 결심

<나는 그동안 너무 □□□으로 살았다.>라는 문장에 들어갈 말을 찾느라고 한참을 고민했다. "소극적"이라고 하기엔 나는 너무 적극적이다. "수동적"이라고 하기엔 나는 너무 능동적이다. "기계적"으로 라고 하기엔 나는 상당히 창의적이다. "수용적"으로 라고 하기에는 내가 수용하지 않은 것들도 많다. 그리 소극적이지도, 수동적이지도, 기계적이지도, 수용적이지도 않은 내가 그럼 도대체 왜 이렇게 불만스러울까? 분명히 내 안에서는 뭔가 잘 못되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딱 한 단어로 표현하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


그래서 문장을 약간 바꾸어 보았다: <나는 너무 □□하게 살았다.> 너무 "얌전"하게 살았다고 하기엔 나는 다소 혁명적이다. "조용"하게 라고 하기엔 사람들이 내 목소리를 종종 들어야 한다. 심지어 나는 이곳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조차 떠들어대고 있지 않은가? "미련"하게 고 하기에도, 나의 인내심의 깊이는 언제나 나의 친절함의 깊이보다 얕다.


현재의 문제점을 표현하기 위해, 다시 처음 문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백 프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구십 프로 정도 만족스러운 그 한 단어를 찾았다: <나는 그동안 너무 "반응적"으로 살았다.> 항상 어떤 작용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살아온 것이다. 그게 문제였다.


(뉴턴 운동 법칙의) 제3법칙은 "모든 작용에 대해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인 반작용이 존재한다"라고 쓴다.

출처: https://ko.m.wikipedia.org


 내가 나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 주체성을 점점 잃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건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엄마 손을 잡고, 초등학교에 입학해 단체 생활을 시작한 그 순간부터 시작된 것일까? 중 2 때 아버지께서 옷가방을 직접 싸주시 한밤중에 나를 집에서 내쫓으신 그날부터일까?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온 가족을 설득해야 했던 그때부터? 대학을 졸업한 후, 현실과 이상의 영원히 좁혀질 것 같지 않은 거리감을 깨달은 순간부터일까? 미국에서 재기를 꿈꾸며 살림과 취업준비를 한 순간부터? 아님 다시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두 아이의 손을 잡고 한국에 온 순간부터?


결혼을 한지 이십 년이 넘었고, 다시 한국으로 온지도 십 년이 돼 간다. 직장은 반 평생직이고, 가족은 떨어져 있지만 모두 잘 지낸다. 당장 남편이나 나 둘 중에 한 명이 일을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먹고 살 정도의 여력은 된다. 외벌이 부부도 많지 않은가! 아이들은 각각 대학과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동안 넣어둔 교육 적금으로, 아이들 대학 공부 정도는 크게 빚내지 않고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그런데 내가 느끼는 나의 현실에 대한 답답함은 내가 너무 "반응적"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질까, 비가 오면 옷이 젖을까 이런 불안에 근심을 천근만근 짊어지고 살고 있다. 바람이 부는 것과 비가 오는 것은 나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만 나는 촛불을 켤 것인가, 빨래를 할 것인가, 또는 촛불과 빨래를 어디에 둘 것인가만을 선택할 수 있다. 초를 밖에 두었다가 바람에 촛불이 꺼지면 그때 가서 촛불을 안으로 옮겨 다시 켜든지 아님 바람이 잠잠할 때 다시 켜면 그만일 것이다. 빨래를 밖에 널었다가 비에 옷이 젖을까 걱정이 되면 빗방울이 떨어질 때 옷을 후다닥 걷어서 안으로 가지고 가든지, 아예 밖에다 옷을 널지 않으면 그만 인 것을. 혹시 빨래가 비에 훌쩍 다 젖기라도 한다면 그깟 빨래 그냥 한 번 더 하면 그만인 것이다. 숱한 불안감은 내가 먼저 선택하고 행동하는데 방해가 된다. 나는  다소곳이 있다가 문제가 생기면 반응을 해 왔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먼저 선택하고 내가 먼저 행동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과감히 선택하고 자신 있게 행동하면서 살고 싶다. 


디톡스 다이어트를 마치고 그다음 날 비로소 내 몸의 에너지를 되찾은 듯했다. 하루 종일 목이 말라 물을 1.5 리터나 마시고, 약을 8종류나 먹었다. (약 한 알에도 5~10 정도의 칼로리가 있다. 만 많이 먹어도 100 칼로리인 셈이다.) 음식은 적당하게 먹으려고 노력해서 800~1000 칼로리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약까지 다 합쳐도 1000 칼로리를 넘었을 리는 없다. 물이 문제였나? 갑자기 몸무게가 확 늘었다. 비로소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느낀 순간 몸무게도 돌아온 것이다. 이제 살이 찐 후에 살을 빼는 식의 관리로는 도저히 나의 몸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먼저 자극이 되고 내 몸이 나의 의지에 순종하게끔, 아님 최소한 내 몸이 나의 의지와 동의하게끔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또한 마찬가지다. 갈팡질팡하는 정책과 아쉬움이 많이 남는 리더십에 나는 계속 반응하며 살고 있다. 그것을 넘어 나는 나만의 흔들리지 않는 길을 걸어야 한다. 당황하지도 조급해하지도 않고, 그저 내가 갈 길을 가면 된다. 주위에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을 애써 가르칠 필요도 없다. 자신을 도우려고 하는 사람의 의지보다 스스로  향상하려는 본인의 의지가 더 커야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인생은 각자의 몫이다. 부부지간도 그렇고 부자지간도 그렇다.


나의 필명은 이상 (별)과 현실 (똥) 그리고 그 둘 사이에 존재하는 아름다움 (꽃)이다. 나의 이상은 20대의 몸매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뭐 100프로 일치될 수는 없겠지만 노력해서 최대한 일치시키고 싶다. 이제부터는 단지 하루하루를 견디면서 단순히 반응하며 사는 인생 아니라, 망설임 없이 선택하고 과감히 행동하며 앞으로의 인생을 살고 싶다.

 

<2021 새해 결심>

1. 최소 하루 1번 운동하기: 훌라후프 (40분), 산책 (1시간), 스트레칭 (시간 날 때마다)

2. 다이어트: 소식 (하루 1000칼로리 이하, 탄수화물 대폭 줄이기)

3. 스트레스: 주지도 받지도 말자!

4. 돈: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일단 모으자!

5. 마음 가짐: 천상천하 유아독존, 네 스스로를 알라!


2021년은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나를 아끼며, 나에게 최선을 다 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0 해결하지 못한 숙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