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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똥꽃 Jan 15. 2021

나의 인생 드라마와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

<푸른 바다의 전설>을 본 후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무조건 이불 쓰고 정주행 식이다. 뭐든 한 번 빠지면 올인하는 스타일... 그중에 하나가 드라마다. 소싯적엔 드라마를 잘 안 봤다.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노고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만 해도 나는 사실주의였다. 아니 극사실주의였다. 현실이 너무 고달파서 드라마의 세계에 빠져들 수가 없었다. 사람들에게 몇 편의 인생 드라마가 있듯이, 나에게도 그런 드라마가 있다. 바다 건너 머나먼 땅에서 보았던 <대장금> 외 다수의 사극 드라마를 접한 이후에 (그때는 사극이 너무 좋았다), 다시 한국에서 본 몇 편의 드라마 중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가 있다. 그 드라마를 본 후, 나는 주인공역을 맡았던 배우들에게 빠져 들었다. 특히 남자 주인공들에게...


1) 백일의 낭군님 (2018)

백일의 낭군님은 방영되고 있을 무렵 중간쯤에 보기 시작해서 못 본 에피소드를 찾아서 본 것으로 기억한다. 예전부터 사극을 좋아했기 때문에 드라마 속 설정이 좋았다. <성균관 스캔들>에서처럼 현대적 어법과 유머를 사극에 섞어 놓은 드라마 스타일이 맘에 들었다. "느낌적인 느낌" 같은 말을 나는 그 드라마에서 처음 듣게 되었다. 그리고 배우 도경수를 그 드라마에서 처음 알게 되었고, 드라마가 끝나갈 무렵 배우 도경수에 대해 알아보니 엑소의 디오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엑소의 데뷔는 2012년이었는데 나는 도대체 2018년까지 무엇을 하느라 그렇게 바빠서 엑소도 디오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을까? 배우 도경수에 대한 나의 관심은 자연히 엑소 디오를 사랑하게 만들었고, 나는 엑소의 팬이 되었다.  도경수의 영화를 다 찾아보고, 신작도 보았다. <스윙 키즈>의 너무 폭력적인 결말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도경수의 탭댄싱과 캐릭터가 좋았다. 도경수의 목소리가 나온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 독>도 보았다. 그 외 이전 도경수가 출현한 영화는 다 찾아보았다. 그리고 도경수, 디오는 군대에 갔다. (으윽~ 나는 군대 간 사람을 잘 기다리지 못한다. 빨리 제대하길 바란다.)


2) 사랑의 불시착 (2019)

사랑의 불시착도 방영 중간쯤에 우연히 보게 되어 놓친 부분을 다 찾아보았다. 두 주인공의 남과 북의 정치적, 지리적, 문화적, 이념적 거리를 넘어 선 사랑이 너무 애달팠다. 주인공 현빈과 손예진을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둘 다 각각 2003년과 2001년에 데뷔한 연기 경력이 화려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배우들이다. 그리고 나는 현빈에게 빠졌다. 현빈 이전에 내가 좋아한 남자 배우들은 탐 크루즈와 도경수처럼 얼굴은 잘 생겼지만 키가 작은 배우로서는 다소 치명적인 결점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현빈의 얼굴은 익숙하게 잘 생긴 얼굴이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현빈은 내 십 대 호르몬이 최고조에 달한 여고시절 나의 맘을 사로잡은 국어 선생님을 참 많이 닮았다. 물론 국어 선생님보다는 약간 잘 생겼다. 현빈의 모든 작품을 다 찾아서 보진 않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현빈의 출연작을 다 보고 싶다. 그리고 현빈과 손예진의 현실 사랑도 응원한다.  두 사람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그들의 사랑이 꼭 이루어지길 소망해 본다.


3) 푸른 바다의 전설 (2016)

거실에서 훌라후프로 운동을 하면서 티브이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재방 중인 푸른 바다의 전설 1회를 보았다. 신비로웠다. 사실 제목도 잘 기억나지 않아서 인어 이야기로 검색을 시작했다가 나중에 제목도 알게 되었다. 2016년에 방연 된 드라마를 나는 2021년 초에 알게 된 것이다. 나는 도대체 그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살았던가? 여주인공 전지현은 티브이에서 가끔 본 적이 있었다. 예전에 발연기 어쩌고 하는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그녀의 인어 연기는 참 인상적이었다. 백치미 연기가 그녀의 인어 몸매보다 더 돋보였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3일에 걸친 이불 쓰고 정주행을 마친 후에 알게 되었다. 내가 지금껏 본 남자 연예인 중에 가장 완벽하게 잘 생긴 얼굴이었다. 정말 바라만 봐도 황홀한 그런 얼굴. 하하하. 내가 얼빠가 될 줄이야. 그런데 이민호는 목소리마저 너무 좋다. 그 얼굴과 그 목소리라면 종일 보고 들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이민호가 나오는 작품은 아마도 다 찾아서 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나의 연예인 사랑은 대부분 실시간이 아닌, 그들이 연예인으로 존재하고 한참 이후에나 이루어진다. 나의 사실주의 추구는 나를 이렇게 몇 년씩이나 암흑의 세계 속에 가두어 둔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기쁘다. 그만큼 볼 작품이 많아진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에 일관되게 나오는 주제를 보니 다 사랑 이야기다. 하나 같이 어려움을 극복한 애절한 사랑 이야기. 그중에서도 이생과 전생을 오가는, 한 사람의 "인생보다 그 사람의 사랑이 더 긴" 그런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 마치 노래 <천연의 사랑> 같은 그런 사랑 이야기.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처럼 다시 태어 나도 한 사람만을 사랑하게 되는 그런 운명적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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