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률이 국악 가락으로 바뀌는 새벽
의무감으로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오직 나를 위해 먼길을 나섰다
오랜만에 왔더니
익숙한 산책로에
낯선 조형물이 있었다
곧 강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노래를 들었다
슬픈 노래는 슬퍼서 밝은 노래는 밝아서
온전한 위로가 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청량하게 슬픈 목소리를 가진
유명한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전통시장에 들렀다
어느 할머니의 비빔밥 가게에서
어버이날 문득 든 엄마에 대한 그리움 대신
보리밥 비빔밥을 한 가득 담아 왔다
청국장으로 비빈
보리밥 비빔밥을 먹고 나니
집안에 불쾌한 냄새가 종일 가득했다
넉 나간 듯 티브이를 보다가
그런 내 모습이 싫어져서
미뤄 둔 일을 마치고 한동안 낮잠을 잤다
저녁에 잠이 깨어
일주일 동안 쌓아 둔 우울의 때를
겹겹이 씻어 냈다
클래식 음률을 들으며 잠이 들면
책임감으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하루가
곧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