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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똥꽃 Oct 23. 2022

살 빼느라 바빠서

그동안 글을 한 편도 못 썼다

지금으로부터 두 달하고 보름 전에 진심으로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사실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하고 약간의 산책과 나름의 다이어트를 시작한 것은 그보다 대략 3주 전이었다. 하지만 내가 다이어트의 시점을 두 달하고 보름 전으로 잡은 이유는 그때부터 매일 운동을 하고 매일 다이어트를 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달하고 보름이 지난 지금 11.5 킬로 그램 (25 파운드)을 감량했다. 물론 더 빨리 더 많이 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름 만족스럽다. 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성공의 맛은 중독성이 있다. 내 다이어트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8.5 킬로 그램을 더 감량하고 싶다.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젊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계기야 어찌 되었든 간에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매일 하기 시작한 이후로 몸에 활력이 생겨나는 기운을 느꼈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여간 귀찮지 않았는데, 이제는 가만히 있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다.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며, 어떤 습관을 들이느냐에 따라서 매일 하는 행동들을 반복하게 된다. 지난 두 달하고 보름 동안 운동과 다이어트를 계속해 오다 보니 이제 나의 하루는 매일 운동량과 식사량을 체크하는 것이 주가 되어 돌아가고 있다.


운동과 다이어트 외에도 내가 살을 빼기 위해서 하는 몇 가지 노력들이 있지만 이후에 언급하기로 하고 일단 나의 하루 운동량과 식사량을 공개하겠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제일 먼저 하는 것이 허리와 몸무게를 재는 것이다. 다이어트 초기에는 살이 빠지는 속도가 빨랐지만 어느 순간부터 살 빠지는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 살이 조금 빠진 후에 1 킬로 이내에서 다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할 때도 있지만, 궁극에는 살이 조금이라도 빠진다. 최근에는 급기야 2주에 1 킬로 감량하는 속도로 떨어졌다. 매일 몸무게를 확인하다 보면 0.1 킬로가 올라가느냐 내려가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허리와 몸무게를 잰 후에 내가 하는 것은 지난 10년 전부터 간간히 해 온 훌라후프로 아침 운동을 하는 것이다. 5파운드의 무게가 나가는 훌라후프를 왼쪽으로 20분 돌린 후에 오른쪽으로 20분 돌린다. 훌라후프만 하기에는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아침 뉴스를 본다. 국내외 소식과 사건 사고에 날씨까지 다사다난한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아침을 여는 것이 나쁘지 않다. 아침에 40분간 운동을 하고 나면 출근 준비할 시간이 채 한 시간도 되지 않는다. 그 사이에 씻고, 아침 먹고, 옷 입고 화장까지 마쳐야 한다. 화장을 안 하면 시간이 덜 빠듯하겠지만 아직 맨 얼굴로 나 다닐 용기가 나지 않는다.


최근 남편이 Fitbit을 사 주었다. 컴퓨터를 매일 같이 쓰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나는 신문물에 느린 편이다.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아날로그식 삶에 대한 향수가 깊다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이 구해다 주지 않으면 신문물의 유용성과는 대체로 담을 쌓고 지낸다. 남편이 사다 준 Fitbit으로  전날의 수면량, 하루 총 걸음 수, 하루 총 칼로리, 하루 물 섭취량 등을 계산하고 기록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출근을 하면 회사 안에서 이리저리 다니며 약간의 걸음수를 더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운동량이 없다. 하루 중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운동은  퇴근을 한 이후에 행해진다. 두 번째 운동은 산책이다. 하루에 10 킬로미터 이상을 걷는다. 하지만 최근 주위에 운동하는 다른 사람들의 조언과 나 자신의 경험에 의해 깨달은 것은 "산책한 거리나 산책에 걸린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산책 시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루에 40분 이상을 심장 박동수를 높게 유지하며 걷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산책을 마치고 나면 하루의 마지막 운동인 계단 오르기를 한다. 산책으로 몸이 유연해진 상태에서 20층 계단을 쉬지 않고 한 번에 오르는 것이다.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여름이라 땀도 많이 나고 숨도 무척 가빴지만, 이제 외투를 입고 계단을 올라도 땀도 안 나고 숨도 그다지 가쁘지 않다.


50년 이상 운동을 취미로 해 오신 어느 달인께서 "운동을 아무리 해도 먹는 양을 줄이지 않으면 살을 빼기 어렵다."라고 말씀하셨다. 살을 빼려면, 하루 중에 무엇을 얼마나 많이 먹는지 철저하게 기록하고 분석해야 한다. 다이어트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고, 사람들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체질에 어떤 다이어트가 적합한 지를 파악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나 또한 꼭 들어맞는 다이어트를 발견한 게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이것저것 시도도 해 보고 어떤 다이어트가 나에게 맞는지 알아 가고 있다. 현재로는  탄수화물을 대폭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되 육류의 양은 제한적으로 섭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칼로리에 집착해서 하루에 1000에서 1200 칼로리 정도를 섭취한다.


운동량과 다이어트 외에 내가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수분 섭취량이다. 내 몸에 필요한 물이 하루 1750 mL가량 되는데 매일 1.5L에서 2.0 L 가량을 섭취하고 있다. 그 전에는 하루에 0.5L도 간신히 마실 정도였다. 하루에 수분 섭취량을 3~4배로 늘리려고 하니 여간 힘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레몬을 짜서 레몬 워터를 마시다가 나중에는 레몬 없이도 1.5 L에서 2.0L의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신경 쓰는 것은 수면이다.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잠을 푹 잘 잤다. 그런데 이제는 몸에 내성이 생겼는지 운동을 하고 바로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 운동을 위해 일찍 일어나기 때문에 몸에 피로가 누적된다. 수면이 부족하다 싶으면 며칠에 한 번씩 잠을 푹 자 주려고 노력하지만 어떤 때는 주말에 조차도 늦잠을 잘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아마도 수면의 질은 다이어트를 위해 계속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수면 시간은 하루 여덟 시간이고 밤 열 시부터 아침 여섯 시까지 푹 잘 수 있으면 좋겠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외에도 다이어트를 위해 보조식품을 복용 중이다. 앞으로 한 달 정도 지나면 다이어트 보조식품이 고갈될 것이고 그때 가서 다른 종류로 바꿀 것인지 아니면 다이어트 보조식품 없이 진행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동안 살이 빠진 것이 매일 하루 세 시간가량의 운동량 덕분인지, 하루 1000 칼로리 정도로 제한한 식사량 덕분인지, 1.5L에서 2.0 L 마시고 있는 물 덕분인지, 규칙적인 수면 시간 덕분인지, 아니면 다이어트 보조식품 덕분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다이어트를 위한 나의 총체적 접근과 노력은 계속될 것이고, 이 여정의 끝에서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나와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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