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라는 예능프로를 보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주말에 재방송 몰아보기를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프로인데 처음에는 시시콜콜한 데이트 이야기가 유부녀인 나에게는 그다지 관심 가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런 내가 <나는 솔로> 본방 사수를 하게 된 건 153화였다. 그건 바로 20기 정숙을 보기 위해서였다.
비교적 다채로운 삶을 살아온 내가 보기에도 20기 정숙은 참 대담한 여인이다. 카메라 앞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사랑을 얻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런 정숙을 보느라 밤늦은 시간에 본방사수를 하는 나를 지켜보던 남편이 한 말은, "너무 못생겼다!"였다. 정숙에 대한 남편의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에 그녀를 대변하기 위해, "아니야, 잘 뜯어보면 이목구비 모두 예쁜 얼굴이야. 피부도 참 고와." 남편이 그 말을 하기 전에 그녀의 성격에 대해 한참 칭찬을 늘어놓고서도 나마저 그녀의 외모에 대해 대변을 하고 있었다. 여자는 결국 외모로 평가받는 것인가? 순간 아찔해졌다.
<나는 솔로>의 20기 정숙은 변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여성관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여성이 연애에 적극적일 때 우리 사회는 그런 여성을 어떻게 바라볼까? 스킨십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나는 <나는 솔로> 20기의 정숙하지 않은 정숙을 열렬히 응원한다. 다음 주는 <나는 솔로> 20기들이 최종 선택을 한다. 20기 정숙이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그녀를 응원할 것이다.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현실 속에서의 20기 정숙의 사랑이 빛나길 바란다. 그녀가 아름다운 이유는 외모보다 화려한 그녀의 성격임에는 틀림없다. 여자인 내가 보기에도 매력 있고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