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미스 함무라비>라는 티브이 드라마에서 인상 깊게 들은 대사가 있다.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나에게 팩트 폭력과도 같았다. 나름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지만 누구도 나의 <열심>을 고마워하지 않았다. 관리자는 나에게 더 많은 일을 주었고, 동료들은 열심히 일하는 나를 불쾌해했고, 나의 고객들은 내 열심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누구에게도뒤지지않게열심히했지만그열심의대가는지친육체와황폐해진마음과권태로움이었다.세상이"열심히하는것"을원하지않고"잘하는것"을원한다면이제나는잘하는것에만집중하기로했다.그런데문제는"잘"이라는게지극히주관적이라는것이다.내가아무리잘했다고생각해도남이그다지잘하지못했다고느낀다면 나는 도대체"잘하는것"이어떤것인지에대해의문을갖게 될 것이다.
예쁜 사람은무슨짓을해도예쁘고미운 사람은무슨짓을해도밉듯이잘하는것도결국예쁜사람이하는것이잘하는것으로포장되는것은아닌지모르겠다.지친다. 끝없는 싸움에 지치고 계속되는 차별에 지치고 이유 없는 미움에 지친다. 내가 열심히 할수록 세상은 더 나를 깔아뭉개려 한다. 거대한 조직 앞에 한 개인이 얼마나 힘없는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하지만 나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 호랑이처럼 용맹하고 자랑스럽게 이 땅을 거닐 것이다. 물론 계속 열심히 하고 더 잘하려고 끊임없는 노력을 할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나를 지치게 하는 환경 속에서 나는 살아남기 위해 매 순간 몸부림을 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절대로 포기하기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