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열등감의 효능

by 이일리


열등감의 효능

(260408)



 어제 친구와 카톡을 하던 중, 친구가 나는 모르는 어떤 친구의 뛰어남에 대한 찬사를 했다. 요약하자면 본인이 일하는 분야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브코딩을 연계하고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한 엄청난 능력자라는 것인데, 이 얘길 듣고 난 뒤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사실 말이 좋아 ‘돌아보게 되었다’지 실상은 ‘음… 난 정말 별 거 없네…’에 가까웠다. 머리로는 그 친구와 나의 역량 분야가 다르고, 나도 내가 보여온 능력에 자신감을 가질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는데, 오랜만에 발휘되는 (아주 작은 사이즈의)열등감과 자책에 은은하게 시무룩해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자책방지위원회 회장답게(<자책방지위원회 회칙집> 시리즈 참고), ‘그렇다면 나의 차별성을 위해 어떤 역량을 더 키워야 할까?’로 생각을 전환했고 결론적으론 지난 2주간 해야겠다 생각만 하고 펼쳐보지도 않은 모 문제집의 첫 페이지를 펼치는 데에 성공했다. (3~4년쯤 전 공부해보겠다고 벽돌보다도 무거운 책을 사놓고 강의를 듣다 포기한 전적이 있다.)


 이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니 ‘일잘러들의 자낮(아마도 자존감 낮음을 이야기하는 거겠지?)은 못 따라가겠다’며, 내가 그간 친구에게 공유해온 성과에 대한 치하를 클로드의 입을 빌려 보내왔다. 그 내용을 보고 있자니 ‘오, 나 제법 똑똑하게 잘해왔잖아?’ 싶어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기분이 좋아진 것과는 별개로, 나의 건강한 정신과 푸르른 미래의 커리어를 위해 조금 고통스럽더라도 공부는 지속할 것이다.


 의도치 않게 내게 공부할 동력을 만들어준 친구에게, 그리고 나를 모르는 채 내게 공부할 동력이 되어준 그 친구분에게 심심한 감사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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