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요즘 애들 체험

by 이일리


요즘 애들 체험

(260407)



 최근 2주 동안, 술을 딱 한 번만 마셨다. 바로 어제, 그것도 남편의 확고한 제안으로.


 알콜 이슈가 있지는 않지만(아마도) 음식과의 궁합, 하루의 스트레스 해소, 새로운 술 테이스팅 등의 이유로 일주일에 네다섯 번은 술을 마시던 우리, 아니 나였다. 왜 우리가 아니냐면 내가 술을 마시지 않는 동안에도 남편은 위스키, 맥주, 증류주 등을 조금씩 마셔왔기 때문이다. 거기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가히 대단히 여길 만하다.


 뭐 대단한 결심이나 신념 때문은 아니고, 약 3주 전부터 ‘내가 진짜 먹고 싶은 걸 먹고, 가짜로 먹고 싶은 건 먹지 말자’는 생각으로 나의 매일을 음식과 음식에 관한 욕구를 위주로 기록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습관적으로 마시던 술을 자제하게 되어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 기록에 관해서는 나중에 별도의 시리즈로 풀어볼 예정이다.)


 ‘요즘 애들’이 술을 정말 안 마신다는 얘길 들을 때마다 그럼 술 안 마시고 뭘 하나, 소주나 맥주 때려붓는 건 나도 안 한다지만 와인이나 위스키, 수제맥주처럼 그 맛을 즐기며 취향을 쌓아갈 수 있는 술도 안 마시면 무슨 재미로 사나 싶었는데, 막상 내가 술을 안 마셔보니 술 안 먹는 생활이라고 재미없지도 않고, 솔직히 말하면 자주 술을 먹었던 때라고 딱히 재밌지도 않았던 것 같다.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집에서 남편과 둘이서만 노는 사람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요즘 애들’ 체험을 톡톡히 했고, 여전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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