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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Mar 15. 2023

우주로 날아간 공중캠프

사토 신지 (휘시만즈) 1966.2.16 – 1999.3.15

  나는 그들의 초기 음악에 열광했다. 정확히는 ‘공중캠프’ 앨범까지 좋아했고 이후에는 흥미를 별로 못 느꼈던 것 같다. 휘시만즈(Fishmans)의 행보는 갈수록 흥미로웠지만 밴드의 리더 신지(佐藤伸治)의 죽음으로 더 이상 그들의 신보는 들을 수 없었다. 고양이 울음을 연상시키는 신지의 가느다란 고음은 당시 호불호가 갈렸으나 그러한 독특함이 밴드의 개성을 더하고 때로 신비감마저 불러일으켰다.



  훌륭한 사운드 메이킹은 휘시만즈의 매력 중 하나다. 그들의 사운드 엔지니어링은 ‘공중캠프’ 이후 마지막 앨범 ‘우주 일본 세타가야’까지 갈수록 더 좋아졌다. 이 시기에 휘시만즈는 여러모로 변화를 도모했다. 장르적으로는 드림 팝, 사이키델릭의 영역에까지 도달했으며, 출중한 키보드와 기타 세션으로 멤버들의 연주력 또한 동반 상승했다. 거기에 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곡들이 늘어났다. 보컬 신지의 커가는 자의식과 더욱 예민해진 감수성 덕분일 것이다. 그리하여 밴드의 음악적 변신은 어쩌면 필연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극단적으로 발현된 형태가 <Long Season>이다.


  그럼에도 나는 덥, 레게 스타일로 일관하던 이전 모습이 점차 사라지는 것에 아쉬워했다. <히코우키(ひこうき)> 같은 사랑스러운 노래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었다. 돌이켜 보면 90년대라는 시공간 속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무심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당시 서울도 그랬지만 도쿄는 아마 더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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