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코소프 (프리) 1950.9.14 – 1976.3.19
그가 세상을 떠나고 공교롭게도 6년 후 같은 날짜에 랜디 로즈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다. 둘 모두 당시 스물 여섯의 나이였다. 게다가 똑같이 비행기 안에서 숨을 거뒀다. 하지만 폴 코소프(Paul Kossoff)의 사인은 약물과다로 인한 부작용이었다. 사실 그의 약물중독은 록 밴드 프리 시절부터 계속되어온 고질적인 문제였다.
프리(Free). 록 밴드의 이상을 이처럼 간명하게 표현한 밴드 명도 없을 것이다. 영국 출신의 그들은 블루스 록에서 출발해 하드 록으로 가는 전환기까지 실로 대단한 음악성을 선보였다. 프런트 맨, 폴 로저스(Paul Rogers)의 소울풀한 보컬과 함께 절제되고 감각적인 기타 연주로 밴드의 개성을 결정지은 폴 코소프가 그 명성의 주역이었다. 그들은 세 번째 앨범에 수록된 <All Right Now>로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사실 이 곡은 애초에 추구하던 블루스 록과는 거리가 있었으나 워낙 유명해지면서 오늘날까지 밴드를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잡았다. 곡 제목은 훗날 폴 코소프의 묘비명이 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성공은 종종 분란의 씨앗이 되듯 밴드는 한차례 해체를 겪는다. 일 년이 채 안되어 재결합하지만, 그 무렵 폴의 약물중독은 심각한 상황에 이른다. 폴의 빠른 쇠퇴와 함께 결국 밴드도 완전히 해산하고 만다. 이후 폴 로저스가 결성하여 세계적으로 성공한 밴드가 바로 배드 컴퍼니(Bad Company)다.
폴 코소프는 솔로 앨범 ‘Back Street Crawler’를 내면서 동명의 밴드를 이끄는 등 의욕을 불태웠으나 결국 약물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