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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Mar 23. 2023

영화로 박제된 호시절

제이콥 밀러 1952.5.4 – 1980.3.23

  1990년대 초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너 서클(Inner Circle)의 곡 <Sweat(a la la la la Long)>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다. 국내에서도 밴드는 모를지언정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였다. 유서 깊은 밴드의 역사와 함께 제이콥 밀러(Jacob Miller)의 존재를 알게 된 건 한참 후였다.



  제이콥은 1970년대에 자메이카에서 가장 인기있는 가수였다. 70년대 중반부터 이너 서클에 합류한 그는 밴드와 솔로 활동을 병행하며 많은 히트곡을 배출했다. 가장 유명한 곡이 <Tenement Yard>이며 특유의 하이 톤과 스타카토 창법이 돋보이는 그의 시그니처 송이다. 이 곡은 영화 ‘로커스(Rockers)’에도 등장한다. 영화 제목은 당시 자메이카에서 유행하던 리듬을 가리키는 말이다. 1978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당시 자메이카 킹스턴의 레게 신과 시대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해 그들의 연기와 음악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화 속 주인공으로 나오는 ‘스튜디오 원’의 전속 드러머 르로이 월레스(Leroy Wallace)를 비롯해 그레고리 아이작스, 버닝 스피어(Burning Spear) 등 킹스턴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등장하고 제이콥 밀러 또한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다. 밥 말리가 빠진 건 아마도 월드스타로서 바쁜 스케줄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제이콥은 밥 말리와 절친이었고 당시 그와의 합동공연도 예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인한 제이콥의 사망으로 인해 우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볼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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