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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Apr 01. 2023

대체 무슨 일이야?

마빈 게이 1939.4.2 – 1984.4.1

  운영했던 가게에서 흥겨움을 돋우는 뮤지션이라면 마빈 게이(Marvin Gaye)가 빠질 수 없었다. <Let’s Get it On>과 <Sexual Healing>은 테이블의 열기를 달구는 쌍두마차였다. 둘 다 그의 후반기를 장식했던 노래들이다. 타미 테렐(Tammi Terrell)과의 듀오 활동을 포함한 60년대의 풋풋하고 생기발랄했던 시절부터 그는 완성된 가수였다.


Gaye in 1973 : Wikipedia


  그는 1971년의 ‘What’s Going On’ 앨범을 계기로 아티스트로서 본격적으로 인정받았다. 어느 날 문득 그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불행한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사회문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거기엔 타미 테렐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동생의 베트남 파병도 포함된다. 적잖은 인기와 안정적인 활동을 영위해온 그에게 강렬한 자의식이 발동한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라는 각성과 함께. 그의 관심 범위는 미국 내의 흑인 민권 운동에서 베트남 전쟁, 환경문제에까지 이르렀다. 그러한 주제들이 앨범에 담기는 것에 대해 소속사 모타운에서는 난색을 표했으나, 그는 더 이상 저들의 꼭두각시가 될 수 없다며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켰다. 결과적으로 앨범은 발매 직후부터 성공했고 우리가 아는 것처럼 소울의 영원한 고전이 되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이후의 앨범에서는 그 같은 첨예한 문제의식들이 계속 발현되진 않았다는 점이다. 하긴 뮤지션이 투사도 아니고 반드시 늘 그래야 하는 법은 없다. 그보다 더욱 아쉽고도 안타까운 일은 그의 아버지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한 만우절의 거짓말 같은 사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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