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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Apr 04. 2023

어두운 나라의 앨리스

레인 스테일리 1967.8.22 – 2002.4.5

  사망 추정일이 공교롭게도 커트 코베인의 사망일과 날짜가 같다. 레인 스테일리(Layne Staley)의 시신은 2주가 지나서야 발견되었다. 밴드의 베이시스트 마이크 스타(Mike Starr)는 훗날 고백하기를 그가 사망하기 하루 전 만나 심한 말다툼 끝에 헤어졌다고 자책했다. 그 역시 약물에 빠졌었다. 앨리스 인 체인스(Alice in Chains) 멤버들의 비극적 최후는 모두 알코올과 약물에서 비롯되었다. 레인 스테일리 역시 오랫동안 약물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photograph by Frans Schellekens/Redferns


  밴드의 음악은 당시 시애틀 그런지 밴드 중에서도 가장 어두웠고 때로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연출했다. 요즘말로 ‘약 빨고 만든’이라는 수사가 이들에게는 팩트였던 셈이다. 그들은 하드 록과 헤비메탈의 전통을 비교적 충실히 계승했다. ‘Dirt’를 포함한 초기 앨범들은 블랙 사바스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의 음습한 공기 또한 앨범의 분위기에 한몫 했을 것이다. 그들은 이미 베테랑의 위치에 오른 메탈리카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메탈리카로서는 마침 음악적 변환을 모색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1996년의 ‘Load’ 앨범은 그러한 배경 속에서 나왔다.


  1994년, 그는 펄 잼과 스크리밍 트리스(Screaming Trees) 멤버들과 함께 프로젝트 밴드 매드 시즌(Mad Season)을 결성한다. 그들의 유일한 앨범 ‘Above’는 각자의 밴드에서 겪었던 희열과 좌절, 삶에 대한 애증이 담긴 일종의 후일담이다. 돌이켜 보면 그들의 고뇌와 허세가 부질없어 보이나, 한편으로 그 자체가 시절의 매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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