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프라인 1946.10.10 – 2020.4.7
존 프라인(John Prine)의 부고소식을 듣고 한 시대의 마감을 새삼 느낀다. 사인은 다름아닌 코로나19였다. 그는 시카고의 자랑이었으며 아메리칸 포크의 영웅이었다. 밥 딜런이 좋아했고 조니 캐시가 드물게 인정한 포크 뮤지션이었던 그는 ‘작곡가의 작곡가’였다. 영어권 감상자가 아닌 탓에 가사를 일일이 알아듣진 못하지만 그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진솔한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새 천년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되어, ‘In Spite of Ourselves’ 앨범을 통해 그를 처음 접했다. 이 앨범은 루신다 윌리엄스(Lucinda Williams), 아이리스 디멘트(Iris DeMent), 에밀루 해리스(Emmylou Harris) 등 여러 여성가수들과 듀엣으로 부른 컨트리의 고전으로 채워져 있다. ‘Fair and Square’도 좋아하는 앨범이다. 그중 <Clay Pigeons>는 특별히 애정이 가는 곡이다.
운영했던 가게에서 그를 신청하는 손님은 거의 없었지만 존의 노래를 듣고 달려와서 물어보는 사람은 간혹 있었다. 대개 미국인들이었다. 아닌게아니라 그의 노래들은 미국 출신 가수들의 곡과 잘 어울렸다. 실제로 그에게 영향을 받은 뮤지션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디 포크 뮤지션들 또한 마찬가지다. 빌 칼라한(Bill Callahan), 마크 코즐렉(Mark Kozelek), 커트 바일(Kurt Vile) 등이 그러했고 시카고 출신의 윌코(Wilco) 또한 존의 그림자 안에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저들보다 늘 몇 발짝 뒤에 있었다. 다행히도 유작 앨범 ‘The Tree of Forgiveness’가 생애 최초로 차트 정상에 오른다. 하지만 존은 앨범의 성공을 지켜보지 못하고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