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옥스 1940.12.19 – 1976.4.9
필 옥스(Phil Ochs)는 모던 포크 부흥운동의 한복판에 서있었던 인물이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를 중심으로 번성하던 그 운동에 동참한 일군의 젊은이들은 전쟁, 인권, 노동 등을 주제로 미국사회를 고발하는 노래들을 불렀다. 베트남 전쟁과 흑인 민권 운동과 관련한 이슈는 1960년대 미국에 드리운 어두운 그늘이었다. 한때 밥 딜런의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그는 ‘노래하는 저널리스트’라 불렸다.
그의 정치적 성향은 보다 급진적이고 노랫말은 직설적이었다. 이 부분이 딜런과 비교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딜런이 은유적인 가사로 좀더 보편성을 획득하고 대중들에게 다가갔던 반면, 필은 때로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만큼 노골적이었다. 하지만 그 중에는 가슴 실릴 정도로 아름다운 곡들도 많다. 가령 조안 바에즈(Joan Baez)가 불러 히트한 <There but for Fortune>이 그렇다. 그는 죄수, 부랑자, 술주정뱅이들을 차례로 소개하면서 후렴구에 ‘운이 없었더라면 당신이나 나나 같은 처지’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4절은 그것들을 넘어서 ‘폭격을 당한 나라’에 얘기한다. 이 곡은 1964년에 만들어진 반전가요이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준다.
그는 1970년대에 해외 여행을 하면서 칠레의 빅토르 하라를 만나 친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얼마 안가 쿠데타로 인한 빅토르의 사망소식을 듣게 된다. 그 무렵 그의 우울증세는 더욱 심해졌다.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일 년 후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