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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Apr 10. 2023

새 천년에 터뜨린 파티 송

디엠엑스(DMX) 1970.12.18 – 2021.4.9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개다. 스스로 그렇게 밝혔으며 랩도 으르렁거리는 개소리를 닮았다. 공교롭게도 나이 또한 70년 개띠다. 견공들을 모욕하고 싶진 않지만, 그는 사생활도 개 같았다. 그는 음악활동 중에 강도, 폭행, 절도, 탈세, 동물학대, 마약소지, 양육비 미지급 등으로 수십차례 수감됐으며 여러 여성으로부터 십여 명의 자녀를 낳은 ‘로맨틱 가이’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수많은 안티를 불러 모으기도 했지만 카리스마 또한 상당하여 그에 버금가는 추종자들을 거느렸다.



  DMX는 문제 있는 사생활과는 상반되는 분위기의 가스펠 랩 송을 발표하는 등 한 가지로 단정짓기 힘든 입체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었다. 마초 스타일의 스킨헤드와 박력 넘치는 랩으로 인해 한때 제2의 투팍(2Pac)이라 불리기도 했으나 그건 좀 과장인 것 같다. 지역 기반도 뉴욕인 데다가 나이도 그가 한 살 더 많다. 다만 데뷔가 늦었던 것뿐이다. 새 천년을 뜨겁게 달궜던 공전의 히트곡 <Party Up>은 세 번째 앨범만에 터진 폭죽이었다. 힙합에 문외한이더라도 이 곡의 인트로 랩만큼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 곡은 클럽, 카페는 물론 TV 예능 프로에서조차 쉼없이 흘러나왔다. 2000년대초 밀레니엄의 흥분과 기대가 충만했던 무렵에 쏘아 올린 그야말로 축포였던 것이다. 당시 곡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긴 했으나, 이 같은 빅 히트곡이 힙합을 주류문화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돌이켜 보면 그 즈음 한국에서도 힙합의 대중화가 서서히 싹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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